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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CDATA[ꎱbelt23y의 블로그ꎱ]]></title>
<description><![CDATA[좋은 정보 나눕시다]]></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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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ꎱbelt23y의 블로그ꎱ]]></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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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대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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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 align=&quot;center&quot;&gt;&lt;b&gt;&lt;font color=&quot;#c32222&quot;&gt;대지&lt;/font&gt;&lt;/b&gt;&lt;/p&gt;&lt;ul&gt;&lt;ul&gt;&lt;ul&gt;&lt;ul&gt;&lt;ul&gt;&lt;ul&gt;&lt;ul&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 align=&quot;right&quot;&gt;펄벅&lt;/p&gt;&lt;/ul&gt;&lt;/ul&gt;&lt;/ul&gt;&lt;/ul&gt;&lt;/ul&gt;&lt;/ul&gt;&lt;/ul&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img height=&quot;25&quot; src=&quot;http://www.hongkgb.x-y.net/images/&amp;#x00b4f1;&amp;#x00c7a5;&amp;#x00c778;&amp;#x00bb3c;.gif&quot; width=&quot;114&quot; border=&quot;0&quot;&gt;&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font color=&quot;#de512d&quot;&gt;왕룽 : &lt;/font&gt;주인공 오란과 결혼 가문을 번성시킨다. 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주동적 인물&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font color=&quot;#de512d&quot;&gt;오란 : &lt;/font&gt;왕룽의 부인. 왕룽이 의지 할 수 있는 바람막이 역할이다. 주동적인물&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font color=&quot;#de512d&quot;&gt;숙부 : &lt;/font&gt;반동적 인물로 작품후반부에서는 마적으로 등장 조카를 괴롭힌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font color=&quot;#de512d&quot;&gt;롄화 :&lt;/font&gt; 왕룽의 첩. 왕룽이 부유해지자 왕룽이 맞이한 인물&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img height=&quot;25&quot; src=&quot;http://www.hongkgb.x-y.net/images/&amp;#x00c904;&amp;#x00ac70;&amp;#x00b9ac;.gif&quot; width=&quot;114&quot; border=&quot;0&quot;&gt;&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이 책은 빈농으로 재산을 모아 대지주가 되는 왕룽과 그 일가의 역사를 그린 대작이다. 대지, 아들들, 분열된 가정의 3 부작으로 되어 있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제1부에서는 대지주 황가의 노예 오란을 아내로 맞은 왕룽은 홍수·한발·메뚜기의 내습 등 거듭되는 천재와 폭동 등의 시련을 겪으며, 고난을 참고 돈을 모아 대지주가 된다. 생활에 여유가 생긴 왕룽은 롄화를 첩으로 맞이한다. 아내 오란은 오랜 인고의 생애를 마친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제2부에서는 아버지 왕룽의 재산을 물려받아 귀족적인 생활을 하는 장남과, 상인이 되어 돈 버는 것을 보람으로 살아가는 차남,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군인이 된 3남 등, 토지에 대해 그들의 부모가 가지고 있던 지극한 애착심이 점점 사라져 가는 자식들의 생활이 묘사된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제3부에서는 중국의 대가족제도가 붕괴되고 근대사상의 파도가 밀려들어오는 새로운 중국을 간결하고 소박한 문장으로 묘사한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img height=&quot;25&quot; src=&quot;http://www.hongkgb.x-y.net/images/&amp;#x00c904;&amp;#x00ac70;&amp;#x00b9ac;.gif&quot; width=&quot;114&quot; border=&quot;0&quot;&gt;&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왕룽이 혼인하는 날이다. 왕룽은 평소에 하지 않던 목욕을 하고서 성안의 황부자 저택으로 향한다. 왕룽은 황부자 집의 종인 오란을 부인으로 맞이한 것이다. 성에서 돌아온 왕룽은 가까운 이웃을 불러 저녁을 대접하면서 이웃들이 오란의 음식솜씨를 칭찬하자 기뻐한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다음날 아침 아버지께 따뜻한 물을 대접한 오란이 왕룽에게 차를 가져오자 왕룽은 색시가 자신을 좋아하는 구나 생각하고서 환희를 느낀다. 몇 달 동안 &amp;nbsp;왕룽은 그의 아내를 지켜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어느 날 왕룽이 몸을 굽히고 일하는 고랑에 괭이를 어깨에 맨 오란이 서있었다. 해가 졌을 때 오란은 일하던 손을 놓고 왕룽에게 임신을 했다고 말을 한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해산달이 다가 왔을 때 왕룽은 황부자 집에 부탁하자고 하지만 그녀는 거부한다. 그저 은전 네 닢을 받을 뿐이었다. 해산 후에도 그녀는 묵묵히 일을 하였다. 벼를 추수하고 또 가을 보릴 심었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오란은 종일토록 일하였고 아이의 머리나 엄마의 머리나 흙투성이였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설날이 다가왔다. 그곳의 전통은 초하루에는 남자들이 놀고 초이튿날에는 여자들이 세배를 다녔다. 오란은 아이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호랑이 얼굴을 수놓은 신을 신겨 황저택에 다녀온다. 황씨 집의 사정이 안 좋아 진 것을 안 오란을 왕룽에게 황씨 논밭을 사자 건의하고 왕룽은 해자 곁에 있는 논을 산다. 그 일로 왕룽은 더욱 분발하였다. 오란은 봄이 되자 둘째를 낳는다. 해가 지나가고 가뭄이 들자 숙부가 그에게 다가와 문제가 되었다. 그는 일은 하려 하지 않고 조카에게 빌붙으려고만 하였다. 그 해 오란은 계집을 낳고 다음해에도 극심한 가뭄이 들어 수확을 얻지 못한 왕룽 가족은 죽은 아이를 낳고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식량조차 마을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남쪽으로 떠난다. 남쪽으로 떠난 왕룽 가족은 왕룽은 인력거를 끌었고 나머지 가족은 구걸로 연명한다. 어느 날 오란이 주워온 양배추 국에 작은 아들이 훔쳐온 고기를 보고 서 왕룽은 다시 고향으로 떠날 생각을 한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어느 날 왕룽이 움막에서 지내고 있을 때 &amp;nbsp;부잣집이 습격을 받는다. 자신도 모르게 휩싸여 들어간 왕룽은 어느 방에서 부자의 돈을 약탈하고 그 돈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왕룽은 농사를 재개할 준비를 하고 오란이 다시 임신을 한다. 어느 날 왕룽은 오란의 품안에서 보석주머니를 발견하고 그것으로 황부자 집의 모든 논밭을 사버린다. 몇 해 후 굉장한 재산을 모은 그는 아들들을 서당에 보낸다. 머슴이나 종이 늘어나자 더 이상 아들들의 일손이 필요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7년 만에 홍수가 나고 모든 논밭이 물에 잠기지만 그는 모아둔 재산으로 버틸 수 있어 걱정을 하지 않고 점점 향락에 빠져든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그러다 만난 롄화를 첩으로 맞이하고 만다. 그러나 왕룽은 롄화가 백치 딸을 욕하는 걸 본 그는 다시 대지 위에 선다. 게다가 왕룽이 롄화가 장남과 만나는걸 알고서 아들을 서둘러 남쪽으로 대학을 보내고 롄화를 멀리한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어느 날 식사를 하던 오란이 복통을 호소하자 의원을 부르지만 의원은 회복 불가능을 암시하고 아란은 겨울 내내 참상에 드러눕고 만다. 왕룽은 관을 준비하였고 오란의 상태는 악화된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그러던 중 새해를 맞이하고 정신을 되찾은 오란은 장남이 결혼하는걸 보고 싶다고 한다. 왕룽은 아들을 불러오고 오란의 앞에서 결혼을 한다. 그 날 밤 오란은 임종을 맞이한다. 그러나 죽음은 한번 찾아오면 그 집을 잘 떠나지 않나 보다, 오란이 관에 눕혀지는걸 본 왕룽의 아버지가 정신이 이상해지더니 어느 날 아침 둘째 딸이 차를 가지고 들어 가보니 침대에 숨져있는 아버지를 발견한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노부와 오란이 임종을 맞이한 해 어김없이 홍수가 났다. 그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수확이 없던 왕룽에게 숙부와 숙모가 점점 협박해왔고 그와 장남은 그들을 아편 중독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해겨울 왕룽은 손자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어느 날 왕룽의 사촌 녀석이 그의 딸에게 못된 짓을 한 것을 안 장남이 황씨 저택으로 이사할 것을 주장하고 계약을 맺은 왕룽은 황씨 저택에서 그가 젊었을 때 즉 그가 오란을 맞이할 때 황씨 노마님이 그에게 호령하던 의자에 앉아 그때를 회상한다. 게다가 그 해 둘째를 혼인시킨다. 그때 마치 신께서 그의 노후를 위해 배려하고 축복을 주는 듯 왕룽의 사촌형제가 입대하고 집안을 떠난다. 그맘때쯤 성안으로 이사한 왕룽은 큰아들에게서 손주를 본다. 그러나 한편 그에게 다시 시련이 닥친다. 마치 신께서 그에게 선물을 주는척하며 안에 가시를 넣듯....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그의 친형제나 다름없던 칭서방이 죽어 버린 것이었다. 일 못하는 머슴에게 일을 가르치려다 죽어 버린 것이었다. 사당에서 돌아오던 왕룽은 남들보다 더욱 슬퍼한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그후 왕룽은 다시는 대지 위에 서지 않았다. 5년이 지나고 왕룽은 7손자를 얻고 그의 몽상가인 삼촌을 잃는다. 숙부는 5년째 겨울 아무도 모르게 그의 침상에서 숨져있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해가 지나고 초여름 어느 날 성을 지나던 군대에서 그의 사촌이 나타난다. 성에 주둔한 군대에서 사촌 형제가 그의 동료들을 몇 이끌고 들어와 기물을 부수고 행패를 부린다. 군인들은 온 집안을 짓밟았고 누구 하나 그들을 막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총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롄화의 종 두챈이 그들에게 여자를 붙여주자는 묘책을 꺼냈고 여종 하나가 나선다. 군대는 한달 반 정도 주둔하다 떠났다. 그러나 그의 셋째 아들이 군대에게서 물이 들었는지 군대에 들어가겠다고 어느 날 종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그 이유는 물론 군대도 있었지만 실로는 왕룽의 종인 리화 때문이었다. 셋째가 리화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안 왕룽이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을 느꼈기 때문이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가을이 깊어가 겨울이 되기 전 여름이 아닌가 할 정도로 따뜻한 날이 있다. 그의 리화에 대한 사랑도 그런 것이었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봄이 몇 번 지나갔다 그러나 그에게는 모든 것이 희미하게 느껴졌다. 오직 하나 그의 마음 속에 뚜렷하게 남아있는 것은 흙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뿐이었다. 그는 흙을 떠났고 부자가 되었어도 그의 뿌리는 흙에 박혀있었다. 그는 다시 그의 언덕 위의 흙집으로 돌아갔고 늦은 봄의 어느 날 그는 그의 묘 자리를 둘러보고 오면서 장남더러 관을 맞춰 두라 하였다. 그는 그의 관을 보며 안심하였다. 그러던 정신이 명료해진 어느 날 두 아들들이 그를 찾아와 공손하게 절하고서는 집 둘레의 땅을 둘러보았다. 뒤따르던 왕룽은 아들들이 땅을 팔자 말하는 것을 듣고 왕룽이 성화를 내며 말하였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amp;quot;땅을 팔기 시작하면 집안은 마지막이다. 우리는 땅에서 태어났어, 그리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땅을 갖고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 땅은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다.&amp;quot;&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img height=&quot;25&quot; src=&quot;http://www.hongkgb.x-y.net/images/&amp;#x00d574;&amp;#x00c124;.gif&quot; width=&quot;114&quot; border=&quot;0&quot;&gt;&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1937년 시드니 플랭클린 감독이 폴 무니와 루이스 라이너를 주연시켜 불후의 영화로 만들기로 했고, 펄이 노벨상을 받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대지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할 수 없는 그녀의 대표작이다. &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자신의 생활 배경과 남편의 일 때문에 펄은 중국인들의 농민 생활에 익숙했으며 그 자료를 그녀는 대지에서 작품화했다. 소박하고 가난한 농부 왕릉이 큰 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추적하는 이 소설은 결혼 생활과 가족 관계, 기쁨과 고통, 인간의 나약성을 그렸으며 &amp;#39;영구한 요소들에 의해 인간의 존재성이 빚어진다&amp;#39;는 강렬한 현실 의식을 강조한다. 비옥한 땅의 가치와 근면한 노동, 검소함, 책임의 가치들이 숨김없이 표출되는 한편 중국인들이 겪는 경험이 지니는 현실성이 모든 문화권에 있어서 얼마나 보편적이냐 하는 사실도 두드러지게 제시되고 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lt;img height=&quot;25&quot; src=&quot;http://www.hongkgb.x-y.net/images/&amp;#x00cc38;&amp;#x00ace0;.gif&quot; width=&quot;114&quot; border=&quot;0&quot;&gt;&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대지》가 나올 무렵 세계의 열강은 중국에서 이권을 다투고 국내에서는 농민들이 압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대지를 믿고 사는 농민의 모습은 인간답게 살아 나가려는 사람들의 운명의 드라마로서 국경과 시대를 초월하여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이즈음 여사는 창작과 병행하여 향후 만 4년이 걸린 방대한 중국의 고전소설 《수호지》의 영역에 부심하고 있었다. 《All Men are Brothers(,사해동포)》라는 제목을 붙인 그 번역은 썩 잘된 것이며 여사의 큰 업적의 하나로 치고 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1831년에 일본 침략군은 만주를 점령했다. 그리고 양쯔강에 일찍이 없었던 홍수가 난 이해에 여사의 아버지는 피서지에서 객사했다. 이에 앞서 여사의 아버지는 이해에 존 데이 사에 의해 출판된 《대지》를 훑어보고는, 딸에게 언제 그런 것을 쓸 시간이 있었느냐고 물었을 뿐 그것이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이라곤 생각지 않았다. 그는 중국 유학자들처럼 소설이란 무가치한 것이며 점잖은 사람이 읽을 것이 못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지》는 미국에서 그해에만 200만 부 가까이 팔렸으며, 30여 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그리고 1930년대 전반기의 세계 최고 베스트 셀러로 기록되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여사는 《대지》가 그렇게 굉장한 성공을 거둔 주요한 원인은 그것이 풍기는 이국정취 탓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인물들 때문이라고 했다. 여사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quot;……사실상 이 소설에서 중국 특유의 것을 싫어한 독자가 많았다. 그들이 좋아한 것은 그 속에 그려진 인물들이다. 그 인물들은 자신과 그들의 주변 사람들과 흡사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또 그들은 이 작품의 스토리를 좋아했던 것이다. 그것은 다른 재미있는 소설처럼 스토리가 웬만큼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들은 중국 특유의 것--이를테면 비참한 기근이며, 비적 이야기며, 여성을 다루는 중국인의 대담성에 대해서 항의하는 독자들도 많이 있었다. 나는 독자들로부터 불쾌감과 노여움과 항의의 소리를 담은 수많은 편지를 받았다.&amp;quot;&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장로교 선교사위원들로부터 받은 편지 중에는 중국인의 생활을 여사가 본대로 그린 것을 찬양하는 이도 있었으나 그것은 극소수였다. 대부분은 왜 하필이면 여사가 중국인의 결혼과 섹스에 대한 풍습을 드러내어 죄짓는 생활, 고난의 생활 따위의 자연주의적 묘사를 했는가 하는 항의였다. &amp;quot;왜 당신의 재능을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서 사용하지 않습니까?&amp;quot;하고 따지는 것들이었다. 물론 여사는 그런 비평을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여겼다. 왕룽 같은 농민이 예수를 알 턱이 없는 것이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장로교 선교사와의 불화는 여사가 1932년에 행한 한 연설과 잡지기사가 불씨가 되어 마침내 여사는 지니고 있던 선교사의 자격마저 내놓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여사는 &amp;lt;모든 종교는 다 좋다&amp;gt;는 신념을 가지고 살았다. 여사는 어느날 하녀가 양말을 깁다 말고 우는 것을 보고 그 까닭을 묻자 그녀는 어떤 선교사가 그녀에게 &amp;quot;너의 양친은 예수를 안 믿었으므로 지금 지옥 불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amp;quot;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녀 자신은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에 죽어서 천당에 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승에서 부모님을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기에 서러워서 운다는 것이었다. 여사는 하녀에게 그렇게 말한 것이 여사 자신의 양친이 아닌 다른 선교사임을 알고 안심했으나, 그 하녀와 같이 울면서 그럴 것 없이 우리도 기독교를 믿지 말고 다 같이 지옥에 가면 될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에피소드 역시 여사의 전기에 여사 자신의 말로 기록되어 있다. 여사의 마지막 대작이 방대한 《성서 이야기》인 것으로 보아 여사는 기독교적 사랑을 믿었으나 편협한 기독교 선교사의 노선엔 찬동할 수 없었던 것이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대지》를 쓴 여사의 간결한 문체에 대해서는 성경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여사는 그것은 성경체가 아니라 중국어체라고 주장했다. 중국인의 이야기를 쓰는 만큼 여사의 문체가 중국어 스타일의 영어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여사가 《대지》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지》는 그 해에 미국내 최고상인 퓰리처상을 받았다. 1938년 받은 노벨 문삭상은 그녀의 &amp;lt;중국 농민생활의 풍부하고 진실로 서사시적인 묘사&amp;gt; 《대지》와 그 속편인 《아들들(Sons)》(1932년)과 《분열된 일가》(1935), 즉 《대지》 3부작과 《어머니》(1934) 그리고 선교사인 양친을 그린 《싸우는 천사》(1936)와 《어머니의 초상》(1936)의 두 훌륭한 전기작품 등 그 때까지 출판된 여사의 거의 전 작품에 대해서 주어진 것이다.&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amp;nbsp;&lt;/p&gt;&lt;p style=&quot;MARGIN-TOP:0px;MARGIN-BOTTOM:0px;LINE-HEIGHT:7mm;&quot;&gt;http://www.hongkgb.x-y.net/main.htm&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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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30 Jan 2010 20:19:05 +0900</pubDate>
    <category><![CDATA[-국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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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할머니의 죽음 / 현진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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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p&gt;&lt;b&gt;&lt;font color=&quot;blue&quot; size=&quot;5&quot;&gt;할머니의 죽음 / 현진건&lt;/font&gt;&lt;/b&gt;&lt;font color=&quot;blue&quot; size=&quot;5&quot;&gt;&lt;b&gt;&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amp;nbsp;&lt;/b&gt;&lt;/font&gt;&amp;#39;조모주 병환 위독&amp;#39;&lt;/p&gt;&lt;p&gt;3월 그믐날 나는 이런 전보를 받았다. 이는 xx에 있는 생가(生家)에서 놓은 것이니 물론 생가 할머니의 병환이 위독하단 말이다. 병환이 위독은 하다 해도 기실 모나게 무슨 병이 있는 게 아니다. 벌써 여든 둘이나 넘은 그 할머니는 작년 봄부터 시름시름 기운이 쇠진해서 가끔 가물가물하기 때문에 그 동안 자손들로 하여금 한두 번 아니게 바쁜 걸음을 치게 하였다.&lt;/p&gt;&lt;p&gt;그 할머니의 오 년 맏인 양조모(養祖母)는 갑자기 울기 시작하였다.&lt;/p&gt;&lt;p&gt;&amp;quot;아이고--- 이승에서는 다시 못 보겠다. 동서라도 의로 말하면 친형제나 다름이 없었다--육십 년을 하루같이 어디 뜻 한 번 거실러 보았을까---.&amp;quot;&lt;/p&gt;&lt;p&gt;연해연방 이런 넋두리를 섞어 가며 양조모는 울었다. 운다 하여도 눈 가장자리가 붉어지고 목소리가 떨릴 뿐이었다. 워낙 연만(年滿)한 그는 제법 울음답게울 근력조차 없었다.&lt;/p&gt;&lt;p&gt;&amp;quot;그래도 그 할머니는 팔자가 좋으시다. 자손이 늘은 듯하고---아이고.&amp;quot;&lt;/p&gt;&lt;p&gt;끝으로 이런 말을 하며 울음이 한숨으로 변하였다. 자지가 너무 수(壽)한 까닭으로 외동자들을 앞세워 원이 되고 한이 되어 노상 자기의 생을 저주하는 그는 아들이 둘(본래 셋이더니 그 중에 중부(仲父)가 일찍이 돌아갔다), 직손자가 여덟이나 되는 그 할머니를 언제든지 부러워하였다.&lt;/p&gt;&lt;p&gt;&amp;quot;지금 돌아가시면 호상(好喪)이지. 아드님이 백발이 허연데---.&amp;quot;라고 , 양모(養母)도 맞방망이를 치며 눈을 멍하게 뜬다. 나도 과연 그렇기도 하겠다 싶었다.&lt;/p&gt;&lt;p&gt;나는 그날 x차로 xx를 향하고 떠났다. 새로 석 점이 지나 기차를 내린 나는 벌써 돌아가시지나 않았다고 염려를 마지않으며 캄캄한 좁은 골목을 돌아들어 생가(生家)의 삽짝 가까이 다다를 제 곡성이 나는 듯 나는 듯하여 마음이 조마조마 하였다. 하건만 다행히 그 불길한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삽짝은 빠끔히 열려 있었다.&lt;/p&gt;&lt;p&gt;마당에 들어서니 추녀 끝에 달린 그을음 앉은 괘등(掛燈)이 간 반밖에 아니되는 마루와 좁직한 뜰을 쓸쓸하게 비추고 있었다. 우물 둑과 장독간의 사이에 위는 거적으로 덮고 양 가는 삿자리로 두른 울막을 보고 나는 가슴이 덜컥하고 내려앉았다. 상청(喪廳)이 아닌가-.&lt;/p&gt;&lt;p&gt;그러나 나는 어림의 짐작은 틀리었다. 마루에 올라선 내가 안방 아랫방에서 뛰어나온 잠 못 잔 피로한 얼굴들에게 이끌리어 할머니의 거처하는 단칸 건넌방으로 들어가니 할머니는 깔아진 듯이 아랫목에 누웠으되 오히려 숨은 붙어 있었다. 그 앞에 앉은 나를 생선의 그것 같은 흐릿한 눈자위로 의아롭게 바라본다.&lt;/p&gt;&lt;p&gt;&amp;quot;얘가 누구입니까. 너머니 얘기 누구입니까.&amp;quot;&lt;/p&gt;&lt;p&gt;예안(禮安) 이씨로, 예절 알기와 효성 있기로 집안 중에 유명한 중모(仲母)는 나를 가리키며 병자의 귀에 대고 부르짖었다.&lt;/p&gt;&lt;p&gt;&amp;quot;몰라----.&amp;quot;&lt;/p&gt;&lt;p&gt;&amp;quot;환자는 담이 그르렁그르렁하면서 귀찮은 듯이 대꾸하였다.&lt;/p&gt;&lt;p&gt;&amp;quot;네가 누구입니까, 할머니!&amp;quot;&lt;/p&gt;&lt;p&gt;나는 그 검버섯이 어릉어릉한 뼈만 남은 손을 만지면 물어 보았다. 나의 소리는 떨리었다.&lt;/p&gt;&lt;p&gt;&amp;quot;저를 모르시겠습니까. 제가 00이 아닙니까.&amp;quot;&lt;/p&gt;&lt;p&gt;&amp;quot;응, 네가 00이냐--.&amp;quot;&lt;/p&gt;&lt;p&gt;우는 듯이 이런 말을 하고 그윽하나마 내가 잡은 손에 힘들 주는 듯하였다. 그 개개풀린 눈동자 가운데도 반기는 빛이 역력(歷歷)히 움직였다.&lt;/p&gt;&lt;p&gt;할머니의 병환이 어젯밤에는 매우 위중해서 모두 밤새움을 한 일, 누구누구 자손을 찾던 일, 그 중에 내 이름도 부르던 일, 지금은 한결 돌린 일--- 온갖 것을 중모는 나에게 아르켜 주었다. 나는 그날 밤을 누울락 앉을락, 깰락 졸락 할머니 곁에서 밝혔다. 모였던 자손들이 제각기 돌아간 뒤에도 중모만은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았다. 불교의 도신자인 그는 잠오는 눈을 비비기도 하고 기침으로 목청을 가다듬기도 하면서 밤새도록 염불을 그치지 않았다. 그 소리는 적적한 새벽녘에 해가( 歌)와 같이 처량히 들렸다. 나는 새삼스럽게 그 효심의 지극함과 그 정서의 놀라움에 탄복하였다.&lt;/p&gt;&lt;p&gt;아침저녁으로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방이라야 단지 셋밖에 없는데, 안방은 어머니 , 형수들이 점령하고 뜰아랫방 하나 있는 것은 아버지, 삼촌, 당숙들에게 빼앗긴 우리 젊은이 패-- 사, 육촌 형제들은 밤이 되어도 단 한 시간을 눈 붙을 곳이 없었다. 이웃집에 누누이 교섭한 끝에 방 한 칸을 빌려서 번 차례로 조금씩 쉬기로 하였다. 이짧은 휴식이나마 곰비임비 교란 되었나니 그것은 십 분들 이로 집에서 불러들이는 까닭이다. 아버지와 삼촌네들의 큰 심부름 잔심부름도 적지 않았지만 할머니 곁에 혼자 앉아 증모의 꾸준한 명령일 때가 많았다. 더욱이 밤새 한 시에나 두시에나 간신히 잔을 들어 꿀보다 더 단잠이 온몸에 나른하게 퍼진 새벽녘에 우리는 끄들리어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다.&lt;/p&gt;&lt;p&gt;&amp;quot;할머니 병환이 이렇듯 위중하신데 너희는 태평치고 잠을 잔단 말이냐.&amp;quot;&lt;/p&gt;&lt;p&gt;우리가 건너방에 들어서면 그는 다짜고짜로 야단을 쳤다. 그 중에도 가장 나이 어리고 만만한 내가 이 꾸중받이가 되었다. 인정사정 없는 그의 태도가 불쾌는 하였지만 도덕적 우월을 빼앗긴 우리는 대꾸 한마디 할 수 없었다.&lt;/p&gt;&lt;p&gt;&amp;quot;다들 뭐란 말이냐. 나는 한 달이나 밤을 새웠다. 며칠들이나 된다고.&amp;quot;&lt;/p&gt;&lt;p&gt;졸음 오는 눈을 비비는 우리를 보고 그는 자랑스럽게 또 이런 꾸중도 하였다.&lt;/p&gt;&lt;p&gt;&amp;#39;놀라운 효성을 부리는 게 도무지 우리 야단칠 밑천을 장만하는 게로구나.&amp;#39;&lt;/p&gt;&lt;p&gt;나는 속으로 꿀꺽꿀꺽하며 이런 생각을 하였다.&lt;/p&gt;&lt;p&gt;한 번은 또 그의 명령으로 우리는 건넌방에 모여들었다. 그 방문은 열어 젖히었는데 문지방 위에 할머니의 지팡이가 놓이고 그 밑에 또 신으시던 신이 놓여 있었다. 방안 할머니의 머리맡에는 다라니가 걸려 있다.&lt;/p&gt;&lt;p&gt;&amp;#39;할머니가 운명을 하시나 보다!&amp;#39;&lt;/p&gt;&lt;p&gt;우리는 번개같이 이런 생각을 하며 할머니 곁으로 다가들었다. 그는 담을 그르렁그르렁거리며 혼혼히 누워 있었다. 중모는 흐르는 눈물을 걷잡지 못하며 그의 귀에 들이대고 울음소리로 아미타불과 지장 보살을 구슬프게 부르짖고 있었다.&lt;/p&gt;&lt;p&gt;한동안 엄숙한 긴장이 여기 있었다. 모두 같은 일을 기대하면서.&lt;/p&gt;&lt;p&gt;십분! 이 십분! 환자의 신상에는 아무 별증이 나타나지 않았다.&lt;/p&gt;&lt;p&gt;&amp;quot;아마, 잠이 드신 모양입니다.&amp;quot;&lt;/p&gt;&lt;p&gt;이윽고 아버지가 이 긴장한 침묵을 깨뜨렸다. 그리고 중모를 향하여 ,&lt;/p&gt;&lt;p&gt;&amp;quot;잠 주무시게스리 염불(念佛)을 고만 뫼십시오.&amp;quot;하고, 나가 버렸다. 그 뒤를 따라 빽빽하게 들어섰던 자손들이 하나씩 둘씩 헤어졌다.&lt;/p&gt;&lt;p&gt;그래도 눈물을 섞어가며 염불을 말지 않던 중모가 얼마 뒤에 제물에 부처님 찾기를 그치었다. 그리고 끝끝내 남아 있던 나에게 할머니가 중부가 왔다고 하던 일, 자기를 데리고 교군이 왔다던 일, 중모의 손을 비틀며 어서 가자고 야단을 치던일을 이야기 하였다. 그러다가 숨구멍에서 무엇이 꿀꺽하더니 그만 저렇게 정신을 잃으신 것을 설명해 듣기었다.&lt;/p&gt;&lt;p&gt;그날 저녁때에 할머니는 여상히 깨어나셨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몇 번이나 신과 지팡이가 놓였다 치였다, 다라니가 벽에 걸리었다 떼었다 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자손의 얼굴은 자꾸자꾸 축이 나가었다. 말하기는 안되었지만 모두 불언 중에 할머니의 하루바삐 끝장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관조차 맞추어서 칠까지 먹여 놓았다. 내가 처음 오던 날 상청(喪廳)이 아닌가고 놀래던 그 울 막도 이 관을 놓아두려는 의짓간이었다.&lt;/p&gt;&lt;p&gt;그러하건만 할머니는 연하 한 모양으로 그물그물하다가 또 정신을 차리었다. 아니 정신이 돌아오는 때가 도리어 많아간다. 자기 앞에 들어서는 자손들을 거의 틀림없이 알아맞췄다.&lt;/p&gt;&lt;p&gt;그리고 가금 몸부림을 치면서 일으켜 달라고 야단을 쳤다. 이럴 때에 중모는 거북스럽게도 염불(念佛)을 모시었다&lt;/p&gt;&lt;p&gt;&amp;quot;어머니 어머니, 가만히 계셔요. 가만히 계셔요.&amp;quot;&lt;/p&gt;&lt;p&gt;그는 몸부림하는 할머니를 제지하면서 이렇게 타일렀다.&lt;/p&gt;&lt;p&gt;&amp;quot;저를 따라 염불을 뫼셔요. 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amp;quot;&lt;/p&gt;&lt;p&gt;&amp;quot;나 일어 날란다.&amp;quot;&lt;/p&gt;&lt;p&gt;&amp;quot;에그, 왜 그러셔요. 가만히 계셔요, 제발 덕분에. 나무 아미타불,나무 아미타불--.&amp;quot;&lt;/p&gt;&lt;p&gt;&amp;quot;나무 아미타불, 나무 아미타불.&amp;quot;&lt;/p&gt;&lt;p&gt;할머니는 마지못하여 중모를 따라 두어 번 입술을 달싹달싹하더니 또 얼굴을 찡그리며 애원하는 어조로,&lt;/p&gt;&lt;p&gt;&amp;quot;인제 고만 뫼시고 날 좀 일으켜 다고. 내 인제 고만 가련다.&amp;quot;&lt;/p&gt;&lt;p&gt;&amp;quot;인제 가세요! 가만히 누워 가시지요. 왜 일어나시긴. 나무 아미타불--왕생극락--나무 아미타불--&amp;quot;&lt;/p&gt;&lt;p&gt;할머니는 귀찮아 못 견디겠다는 듯이 팔을 내어 저으며,&lt;/p&gt;&lt;p&gt;&amp;quot;듣기 싫다, 염불 소리 듣기 싫다! 인제 고만 해라.&amp;quot; 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애를 쓴다.&lt;/p&gt;&lt;p&gt;&amp;quot;그게 무슨 말씀입니까.&amp;quot;&lt;/p&gt;&lt;p&gt;중모는 질색을 하며 더욱 비장(悲壯)하게 부처님을 찾았다.&lt;/p&gt;&lt;p&gt;&amp;quot;듣기 싫다! 듣기 싫어. 나는 고만 갈 테야.&amp;quot;&lt;/p&gt;&lt;p&gt;할머니는 또 이렇게 재우쳤다.&lt;/p&gt;&lt;p&gt;나는 이 광경을 보고 적이 의외의 감이 있었다.---할머니는 중모보다 못하지 않은 불교의 독신자이다. 몇십 년을 하루 같이 새벽마나 만수향을 켜 놓고 염불 모시기를 잊지 않은 어른이다. 정신이 혼혼된 뒤에도 염주(念珠) 담은 상자와 만수향만은 일일이 아랑곳하던 어른이다.&lt;/p&gt;&lt;p&gt;&amp;quot;.....하루에도 만수향을 세 갑 네갑 켜시겠지. 금방 사다 드리면 세 개씩 네 개씩 당장 다 켜 버리시고 또 안 사온다고 꾸중이시구나---.&amp;quot;&lt;/p&gt;&lt;p&gt;작년 가을 내가 귀성하였을 제 계모가 웃으며 할머니의 노망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만수향 켜는 것을 그 하나로 헤아렸다.&lt;/p&gt;&lt;p&gt;그러하던 할머니가 왜 지금 와서 염불을 듣기 싫다는 가? 그다지 할머니는 일어나고 싶으신가? 죽어 가면서도 일어나려는 이 본능 앞에는 모든 것이 권위를 잃은 것인가?&lt;/p&gt;&lt;p&gt;&amp;quot;저렇게 일어나시랴니 좀 일으켜 드리지요.&amp;quot;&lt;/p&gt;&lt;p&gt;나는 보다 못해 이런 말을 했다.&lt;/p&gt;&lt;p&gt;&amp;quot;안 된다, 일으켜 드릴 수가 없다. 하도 저러시길래 한 번 일으켜 드렸더니 어떻게 아파하시는지 차마 뵈올수가 없었다.&amp;quot;&lt;/p&gt;&lt;p&gt;&amp;quot;어째 그래요?&amp;quot;&lt;/p&gt;&lt;p&gt;나는 이렇게 반문하였다. 이 반문에 대한 중모의 설명은 더욱 놀란 것이었다.&lt;/p&gt;&lt;p&gt;할머니가 작년 봄부터 맑은 정신을 잃은 결과에 늙은이가 어린애 된다고, 뒤를 가리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이 두어 달 전부터 물을 자꾸 청해 잡수시고 옷에고 욧바닥에 함주로 뒤를 보았다. 그것을 얼른 빨아 드리지 못한 때문에 제물에 뭉켜지고 말라붙은데다가 뜨거운 불 목에 데이어 궁중이 언저리가 모두 벗겨졌다. 그러므로 일어나려면 그곳이 땅기고 박이어 아파하는 것이라 한다.&lt;/p&gt;&lt;p&gt;이 말을 들은 나는 할머니를 모로 누이고 그 상처를 보았다. 그 자리는 손바닥 넓이만치나 빨갛게 단 쇠로 지진 듯이 시커멓게 벗겨졌는데 그 위에는 하얀해가 징그럽게 끼였고 그 가장자리는 독기를 품고 아른아른히 부르터 올라 있다. 나는 차나 더 볼 수가 없었다. 이것이 무슨 일인가! 양조모,양모가 부러워하던 늘은 듯한 자손은 다 무엇을 하고 우리 할머니를 이 지경이 되게하였는가? 왜 자주 옷을 갈아입혀 드리며 빨아 드리지 못하였는가? 이 직접 책임자인 계모가 더할 수 없이 괘씸하였다.&lt;/p&gt;&lt;p&gt;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를 그르다고도 할 수 없다. 위에도 말하였거니와 할머니가 이리된지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벌써 몇 달이 흘리는 뒤를 그때 족족 빨아낼 수 없으리라. 더구나 밤에 그런 것이야, 일일이 알 수도 없으리라. 하물며 계모는 시집오던 첫날부터 골머리를 앓으리만큼 큰 병객이다. 병명은 의원을 따라 혹은 변두리머리라고도 하고 혹은 뇌진이라고도 하고 혹은 선천 부족(先天 不足)이라고도 하였지마는 하나도 고쳐 주지는 못하였다. 삼십이 될락말락하건만 육십이나 칠십이 다 된 노인 모양으로 주야 장천 자리 보전하고 누워 있는 터이다. 제 몸이 괴로우니 모근 것이 싫은 것이다. 그리고 나까지 아우르면 아버지슬하에 아들만 넷이나 되건마는 지금 지금 육십 노경에 받드는 어느 아들, 어느 며느리하나이 없다. 집안이 넉넉지 못한 탓으로 사방에 흩어져서 제 입 풀칠하기에 눈코를 못 뜨는 까닭이다.&lt;/p&gt;&lt;p&gt;이 책일을 누구에게 돌릴까? 나는 알수가 없었다. 쓴 물만 입안에 돌뿐이다.&lt;/p&gt;&lt;p&gt;그후에 또 이런일이 있었다. 어느 때 내가 할머니 곁에 갔을 적이었다. 할머니는 그 뼈만 남은 손으로 나의 손을 만지고 있었다.&lt;/p&gt;&lt;p&gt;&amp;quot;00아, 00아.&amp;quot;&lt;/p&gt;&lt;p&gt;할머니는 문득 나를 불렀다.&lt;/p&gt;&lt;p&gt;&amp;quot;인제는 다시 못 보겠다, 인제는 다시 못 보겠다.&amp;quot;&lt;/p&gt;&lt;p&gt;&amp;quot;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amp;quot;&lt;/p&gt;&lt;p&gt;&amp;quot;인제 내가 안 죽니, 그런데 너, 내 청하나 들어주겠니.&amp;quot;&lt;/p&gt;&lt;p&gt;&amp;quot;네?&amp;quot; 무슨 말씀입니까.&amp;quot;&lt;/p&gt;&lt;p&gt;&amp;quot;나, 나 좀 일으켜 다고.&amp;quot;&lt;/p&gt;&lt;p&gt;나는 눈물이 날 듯이 감동하였다. 어찌 차마 이 청을 떼칠건가. 나는 다짜고짜로 두손을 할머니 어깨 밑으로 넣으려 하였다. 이것을 본 중모는 깜짝 놀라며 나를 말렸다.&lt;/p&gt;&lt;p&gt;&amp;quot;얘, 네가 왜 또 그러니 일으켜 드리면 아파하신대두 그애가 그리네.&amp;quot;&lt;/p&gt;&lt;p&gt;&amp;quot;그때 약을 사다 드렸으니 그 자리가 인제는 아물었겠지요.&amp;quot;&lt;/p&gt;&lt;p&gt;나는 데었단 말을 듣던 그날 약 사다 드린 것을 생각하고 이런 말을 하였다.&lt;/p&gt;&lt;p&gt;&amp;quot;어머니! 어머니! 가만히 누워 계셔요, 네? 일어나시면 아프십니다.&amp;quot;&lt;/p&gt;&lt;p&gt;중모는 도 잔상히 타이르듯 말하였다. 할머니는 물끄러미 나와 중모를 번갈아 보시더니 단념한 듯이 눈을 감았다. 한참 앉아 있다가 나는 몸을 일으켰다. 이 때에 할머니가 눈을 번쩍 뜨며 문득,&lt;/p&gt;&lt;p&gt;&amp;quot;어데를 가?&amp;quot;라고 물었다. 나는 주춤 발길을 멈추었다.&lt;/p&gt;&lt;p&gt;할머니는 퀭한 눈으로 이윽고 나를 쳐다보더니 무엇을 잡을 듯이 손을 내어 저으며 우는 듯한 소리로,&lt;/p&gt;&lt;p&gt;&amp;quot;서방님! 제발 나를 좀 일으켜 주십시오. 서방님, 제발 나를 좀 일으켜 주십시오.&amp;quot;라고 부르짖었다.&lt;/p&gt;&lt;p&gt;&amp;quot;에그머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애가 00이 아닙니까. 서방님이 무엇이 야요.&amp;quot;&lt;/p&gt;&lt;p&gt;중모는 바싹 할머니에게 다가들며 애처롭게 아르켜 드렸다. 이때 마침 할머니가 잡수실 배즙을 가지고 들어오던 둘째 형수가 무슨 구경거리나 생긴 듯이 안방을 향하고 외쳤다.&lt;/p&gt;&lt;p&gt;&amp;quot;에그, 할머니 좀 보아요! 서울 아우님더러 서방님! 서방님! 하십니다.&amp;quot;&lt;/p&gt;&lt;p&gt;이 외침을 듣고 자부들은 모여들었다. 그들의 눈은 호기심에 번쩍이고 있었다. 나는 또 할머니의 청을 물리칠수는 없었다.&lt;/p&gt;&lt;p&gt;그것이 어떻나 나쁜 영향을 초치할지라도 아니 일으켜 드릴 수 없었다.&lt;/p&gt;&lt;p&gt;그러나 할머니는 요바닥 위로 반자를 떠나지 못하여,&lt;/p&gt;&lt;p&gt;&amp;quot;아야야---.&amp;quot; 라고 외마디 소리를 쳤다. 나는 얼른 들어올리던 손을 뺄 수밖에 없었다.&lt;/p&gt;&lt;p&gt;다시금 눕기 싫어하던 요 위에 누운 뒤에도 할머니는 앓기를 말지 않았다. 적지 아니한 꾸중을 모시었다.&lt;/p&gt;&lt;p&gt;이윽고 조금 진정이 되더니만 또 팔을 내저으며 기를 쓰고 가슴을 덮은 이불자락을 자꾸자꾸 밀어 내리었다. 감기나 들까 염려하는 중모는 그것을 꾸준히 도로 집어 올렸다.&lt;/p&gt;&lt;p&gt;할머니는 손을 내어밀더니 이번에는 내 조끼 단추를 붙잡아 당기었다.&lt;/p&gt;&lt;p&gt;&amp;quot;왜 이리 하십니까? 단추를 빼란 말씀입니까?&amp;quot;&lt;/p&gt;&lt;p&gt;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끄덕였다 하여도 끄덕이려는 의사를 보였을뿐이었다. 나는 단추 한 개를 빼었다. 그래도 할머니는 자꾸 쪼기의 단추와 씨름을 말지 아니하였다. 나는 단추를 낱낱이 빼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니 그는 또 옷고름과 실랑이를 시작하였다.&lt;/p&gt;&lt;p&gt;&amp;quot;옷고름을 끄를까요?&amp;quot;&lt;/p&gt;&lt;p&gt;&amp;quot;응!&amp;quot;&lt;/p&gt;&lt;p&gt;나는 옷고름을 끌렀다. 끄른 뒤에 할머니는 또 소매를 잡아당기었다.&lt;/p&gt;&lt;p&gt;&amp;quot;왜 이리 하셔요?&amp;quot;&lt;/p&gt;&lt;p&gt;&amp;quot;버,벗어라, 답답치 않니?&amp;quot;&lt;/p&gt;&lt;p&gt;여기저기서 물어 멈추려고 애쓰는 웃음이 키키하였다.&lt;/p&gt;&lt;p&gt;나는 경멸과 모욕의 시선을 그들에게 던졌다. 자기가 얼마나 답답하고 갑갑하길래 남의 단추 끼운것과 옷고름 맨 것과 저고리 입은 것조차 답답해 보일 것이랴! 여기는 쓰디쓴 눈물과 살을 더미는 슬픔이 있어야 하겠거늘, 이 기막힌 광경을 조소로 맞아야 옳을까?&lt;/p&gt;&lt;p&gt;나는 곧 그들에게 침이라도 뱉고 싶었다. 하되 나의 마음을 냉정하게 살펴본 즉 슬프다!.나에게는 그들을 모욕할 권리가 없었다. 형수들 앞에서 앞가슴을 줄어젖히라는 할머니가 민망스럽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였다. 환자를 가엾다고 생각하면서도 나의 속 어딘인지 웃음이 움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더구나 내가 젊은이 패가 모은 이웃집 방에 들어갔을 제 무슨 재미스러운 일이나 보고 온 사람 모양으로 득의양양히 이 이야기를 하고서 허리를 분질렀다---.&lt;/p&gt;&lt;p&gt;거기에서는 할머니의 병세에 대하여 의논이 분분하였다. 그들은 하나도 한가한 이가 없었다. 혹은 변호사, 혹은 은행원, 혹은 회사원으로 다 무한년하고 있을 수 없는 형평이었다.&lt;/p&gt;&lt;p&gt;&amp;quot;나는 암만해도 내일은 좀 가 보아야 되겠는데 나는 그 전보를 보고 벌서 돌아가신 줄 알았어. 올 때에 친구들이 북포(北布)니 뭐니 부의(賻儀)를 주길래 아직 돌아가시지도 않았는데 이게 웬일이냐 하니까, 그 사람들 말이, 돌아가셔도 자손들에게 그렇게 전보를 놓으니, 하데그려. 그래 모두 받아 왔는데-- 허허허---.&amp;quot;&lt;/p&gt;&lt;p&gt;그 중에 제일 연장자로 쾌활하고 말 잘하는 백형(佰兄)은 웃음 섞어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lt;/p&gt;&lt;p&gt;&amp;quot;암만해도 오늘 내일 돌아가실 것 같지는 않는데.... 이거 큰일 났는걸, 가는 수도 없고..&amp;quot;&lt;/p&gt;&lt;p&gt;&amp;quot;딴은 곧 돌아가실 것 같지는 않아--.&amp;quot;&lt;/p&gt;&lt;p&gt;은행원으로 있는 육촌은 이렇게 맞방망이를 쳤다.&lt;/p&gt;&lt;p&gt;&amp;quot;의사를 불러서 진단을 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amp;quot;&lt;/p&gt;&lt;p&gt;부산 방직 회사에 다니는 사촌이 이런 제의를 하였다.&lt;/p&gt;&lt;p&gt;&amp;quot;옳지, 참 그래 보아야 되겠군.&amp;quot;&lt;/p&gt;&lt;p&gt;아버지께 이 사연을 아뢰었다.&lt;/p&gt;&lt;p&gt;&amp;quot;시방 그물그물하시지 않나, 그러면 하여간 의원을 좀 불러 올까.&amp;quot;&lt;/p&gt;&lt;p&gt;의원은 아버지와 절친한 김 주부(金主簿)를 청해 오기로 하였다.&lt;/p&gt;&lt;p&gt;갓을 쓴 그 의원은 얼마 아니 되어 미륵(彌勒)같은 몸뚱이를 환자방에 나타내었다. 매우 정신을 모으는 듯이 눈을 내리감고 한나절이나 진맥을 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ㅁ물러앉는다.&lt;/p&gt;&lt;p&gt;&amp;quot;매우 말씀하기 안되었소마는 아마 오늘밤이 아니면 내일은 못 넘길 것 같소.&amp;quot;&lt;/p&gt;&lt;p&gt;매우 말하기 어려운 듯이. 기실 조금도 말하기 어렵지 않은 듯이, 그 의원은 최후의 판결을 언도하였다.&lt;/p&gt;&lt;p&gt;&amp;quot;글쎄 그래 워낙 노쇠하여서 오래 부지를 하실 수 없지--.&amp;quot;&lt;/p&gt;&lt;p&gt;그러면 그렇지 하는 얼굴로 아버지는 맞방망이를 쳤다.&lt;/p&gt;&lt;p&gt;가려던 자손은 또 붙잡히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날 저녁부터 한결 돌리었다. 가끔 잡수실 것을 찾기도 하였다. 잡숫는 건 고작해야 배즙, 국물에 만 한 술도 안되는 진지였다. 죽과 미음은 입에 대기도 싫어하였다. 그리고 전일에 발라 드린 양약(洋藥)의 효험이 나서 상처가 아물었든지 자부와 손부에게 부축되어 꽤 오래 일어나 앉게도 되었다.&lt;/p&gt;&lt;p&gt;그 이튿날이 무사히 지나가자 한의(韓醫)의 무지를 비소(誹笑)하고 다른 것은 몰라도 환자의 수명이 어느때까지 계속될 시간 아는 데 들어서는 양의(洋醫)가 나으리라는 우리 젊은 패의 주장네 의하여 xx의원 원장으로 있는 천엽 의학사(千葉醫學士)를 불러오게 되었다.&lt;/p&gt;&lt;p&gt;그는 진찰한 결과에 다른 증세만 겹치지 않으면 이삼 주일은 무려(無慮)하리라 하였다.&lt;/p&gt;&lt;p&gt;&amp;quot;그래, 그저 그럴꺼야. 아직 괜찮으신데 백주에 서둘고 야단을 했지.&amp;quot;하고, 일이 바븐 백형(伯兄)은 그날 밤으로 떠나갔다.&lt;/p&gt;&lt;p&gt;그 이튿날 아침이었다.&lt;/p&gt;&lt;p&gt;우리가 집에 돌아오니까 할머니 곁을 떠난 적 없는 중모가 마당에서 한가롭게 할머니의 뒤 흘린 바지를 빨고 있다가 웃는 낯으로 우리를 맞으며,&lt;/p&gt;&lt;p&gt;&amp;quot;할머님이 오늘 아침에는 혼자 일어나셨다. 시방 진지를 잡수시고 계시다. 어서들어가 뵈어라.&amp;quot;&lt;/p&gt;&lt;p&gt;나는 뛰어들어갔다. 자부와 손부의 신기해 여기는 시선을 받으면서 할머니는 정말 진지를 잡숫고 있었다.&lt;/p&gt;&lt;p&gt;나는 빙글빙글 웃으며,&lt;/p&gt;&lt;p&gt;&amp;quot;할머니, 어떻게 일어나셨습니까?&amp;quot;&lt;/p&gt;&lt;p&gt;할머니는 합죽한 입을 오물오물하여 막 떠 넣은 밥 알맹이를 삼키고,&lt;/p&gt;&lt;p&gt;&amp;quot;내가 혼자 일어났지, 어떻게 일어나긴. 흉악한 놈들, 암만 일으켜 달라니 어데 일으켜 주어야지. 인제 나 혼자라도 일어난다.&amp;quot; 하며 자랑스럽게 대답하였다.&lt;/p&gt;&lt;p&gt;&amp;quot;어제 의원이 왔지요. 인제 할머니가 곧 나으신대요.&amp;quot;&lt;/p&gt;&lt;p&gt;&amp;quot;정말 낫겠다고 하든, 응?&amp;quot;하고 검버섯 핀 주름을 밀며 흔연(欣然)한 웃음의 그림자가 오래간만에 그의 볼을 스쳤다. 나의 눈엔 어쩐지 눈물이 핑 돌았다.&lt;/p&gt;&lt;p&gt;그날 밤차로 모였던 자손들은 제각기 흩어졌다. 나도 그날 밤에 서울로 올라왔다.&lt;/p&gt;&lt;p&gt;어느 아름다운 봄날이었다---말갛게 개인 하늘은 구름 한 점도 없고 아른아른한 아지랑이가 그 하늘거리는 깁 올이로 봄 비단을 짜내는 어느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나는 깨끗하게 춘복(春服)을 차리고 친구 몇몇과 우이동 앵화(櫻花)구경을 막 나가려던 때이었다. 이때에 뜻 아니한 전보 한 장이 닥치었다.&lt;/p&gt;&lt;p&gt;&amp;#39;오전 3시 조모주 별세&amp;#39;&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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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30 Jan 2010 20:17:1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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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7월의 아이들 / 최인훈 줄거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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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p&gt;한낮을 바라보는 햇살은 한창 뜨겁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멀리 북녘에 마른 붓으로 싹 그어 놓은 듯 흰 기운이, 옆으로 서너줄 알릴락말락. 그뿐. 쉬엄쉬엄 이어지던 집채가 멀리 물러나며 도시가 끝나고 교외가 시작되는 자리에 있는 학교여서 조용하기는 하다.&lt;/p&gt;&lt;p&gt;교문 옆 빈터에는 삼학년 반 아이들이 놀고 있다. 아이들은 구슬치기를 하고 있다. 이 놀음은 규칙이 쉽다. 적당한 사이를 두고 땅에다 구멍을 두 개 판다. 이 구멍을 집으로 삼고 서로 상대방 유리알을 맞히는 것이다. 반짝 빛나며 휙 나는 유리알. 딱. 반짝. 휙. 따악. 그런 이음이다. 놀음에 끼지 않고 한 옆에서 보고만 있는 아이가 있다. 얼굴이 노랗다. 그러나마나 몹시 여위었다. 모가지가 애처롭도록 가늘다. 한눈에 영양이 좋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는 것을 알 수 있다. 놀음에 끼지 않고 있는 또 한 아이는 이 패의 대장이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몸집은 다른 애들보다 이렇다 하게 큰 편이 아니다. 그는 아이들이 노는 것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끼여&lt;/p&gt;&lt;p&gt;든다.&lt;/p&gt;&lt;p&gt;&amp;quot;임마, 나두 해.&amp;quot;&lt;/p&gt;&lt;p&gt;아이들은 말없이 자리를 내준다. 대장은 한쪽 눈을 감고 잘 겨냥한 다음, 유리알을 던진다. 휙 따악. 영락없는 솜씨다. 코를 벌름거리며 따먹은 유리알을 손바닥 안에서 짤랑거린다. 그리고는 곧 물러선다. 한 번 땄다고 늘어붙거나 하지는 않는다. 한 판에서 유리알 한 개를 따면 그뿐, 다음 판으로 간다. 한참 들여다보다가 불쑥 끼여들어서 한두 개 따고는 물러난다. 이런 식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닌다.&lt;/p&gt;&lt;p&gt;대장은 혼자서 큰길 가까이 까지 나온다. 교문에서 큰길까지는 양쪽으로 담장 대신인 둑이 막았다. 큰길로 나서자면 도랑이 있다. 원래는 땅 밑에 묻혔던 하수도 토관이, 그 자리만 깨져서 생긴 도랑이다. 대장은 그 한족 토관 속을 들여다본다. 오래 가문 날씨로 물기는 물론 없고, 햇빛이 닿는 데까지는 두껍게 앉은 먼지뿐이었다. 더 안쪽은 캄캄해서 보이지 않는다. 그는 더 자세히 보려고 안쪽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러는 통에 실수를 했다. 토관 아가리께를 받치고 있던 손이 미끄러지면서, 쥐고 있던 유리알이 와르르 쏟아져 토관 속으로 흘러들어 간 것이다. 그는 깜짝 놀라서 손으로 덮쳤으나, 손에는 반도 남지 않았다. 그는 낑낑거리면서 토관 속을 기웃거리지만, 밖에서 들여다보이는 거리는 한도가 있고, 그 앞은 시커먼 어둠이다. 그는 일어섰다. 잔뜩 부은 얼굴이다.&lt;/p&gt;&lt;p&gt;대장은 신경질인 모양이다. 그는 아이들 쪽을 한참 바라보더니,&lt;/p&gt;&lt;p&gt;&amp;quot;이리 와 봐.&amp;quot;&lt;/p&gt;&lt;p&gt;앙칼지게 소리를 질렀다. 놀고 있던 아이들이 한꺼번에 얼굴을 들고 이 쪽을 본다.&lt;/p&gt;&lt;p&gt;&amp;quot;빨리 와.&amp;quot;&lt;/p&gt;&lt;p&gt;대장의 말을 어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이들은 놀음을 그치고, 유리알을 주워들고는 대장 앞에 와서 늘어선다.&lt;/p&gt;&lt;p&gt;&amp;quot;이것 봐. 여기 유리알이 빠졌는데 말야, 누가 들어갈래?&amp;quot;&lt;/p&gt;&lt;p&gt;아이들은 섬뜩해지면서, 낯빛과 몸이 한께 어색해진다. 서로 쳐다본다. 토관속을 흘낏 쳐다본다. 대장은 부하들을 한바퀴 훑어본다.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애들은 얼른 고개를 돌린다. 대장은 점점 더 부어간다. 그의 눈은 한 아이한테서 머무른다. 아까 따로 섰던, 얼굴이 노랗고 몹시 야윈 아이다. 때묻은 셔츠 칼라 위로 솟은 목덜미에 움푹하게 홈이 갔다.&lt;/p&gt;&lt;p&gt;&amp;quot;너 나와.&amp;quot;&lt;/p&gt;&lt;p&gt;노란 얼굴은 끌리듯 한 걸음 나선다.&lt;/p&gt;&lt;p&gt;&amp;quot;알았지. 다 찾아와야 돼.&amp;quot;&lt;/p&gt;&lt;p&gt;노란 얼굴이 핼쓱해진다.&lt;/p&gt;&lt;p&gt;&amp;quot;피래미. 빨리 안 해?&amp;quot;&lt;/p&gt;&lt;p&gt;대장은 노란 애의 팔을 붙잡아 토관 아가리 앞에 주저앉혔다. 노란 애는 먼저 두 송을 토관 속으로 들여놓고, 다음에 무릎을 끌어들였다. 서 있던 애들이 우 몰려들어 토관 어구를 빙 둘러쌌다.&lt;/p&gt;&lt;p&gt;허리를 구부리고 노란 애가 들어가는 모양을 구경한다. 뾰족한 엉덩이가 점점 속으로 들어간다. 하수도는 급하지는 않지만, 아래로 밋밋한 비탈이 져 있다. 노란 아이의 뾰족한 엉덩이는 인제 보이지 않는다. 대장은 조바심난 모양, 소리친다.&lt;/p&gt;&lt;p&gt;&amp;quot;있어?&amp;quot;&lt;/p&gt;&lt;p&gt;--- 안 보이는걸.&lt;/p&gt;&lt;p&gt;대답 소리가 웅 울리는 것으로 보아 꽤 들어간 모양이다.&lt;/p&gt;&lt;p&gt;&amp;quot;자식, 손으로 만져보란 말야. 좀더 들어가.&amp;quot;&lt;/p&gt;&lt;p&gt;이번에는 대답이 없다. 아이들은 쿡 웃는다.&lt;/p&gt;&lt;p&gt;&amp;quot;더 가.&amp;quot;&lt;/p&gt;&lt;p&gt;대답이 없다.&lt;/p&gt;&lt;p&gt;&amp;quot;있어?&amp;quot;&lt;/p&gt;&lt;p&gt;이윽고,&lt;/p&gt;&lt;p&gt;--- 둘.&lt;/p&gt;&lt;p&gt;&amp;quot;아직 하나 남았어.&amp;quot;&lt;/p&gt;&lt;p&gt;잠시 있다가 아득하게,&lt;/p&gt;&lt;p&gt;--- 아무리 찾아도 없어. 나가두 돼?&lt;/p&gt;&lt;p&gt;&amp;quot;좀더 가 봐.&amp;quot;&lt;/p&gt;&lt;p&gt;오래 대답이 없다.&lt;/p&gt;&lt;p&gt;&amp;quot;있어?&amp;quot;&lt;/p&gt;&lt;p&gt;대답이 없다.&lt;/p&gt;&lt;p&gt;&amp;quot;있어?&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아이들은 서로 쳐다본다. 대장도 약간 겁먹은 얼굴이다.&lt;/p&gt;&lt;p&gt;&amp;quot;있어?&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애들 얼굴에서 웃음이 가셨다. 대장은 토관 속에 대고 소리친다.&lt;/p&gt;&lt;p&gt;&amp;quot;자식아 나와. 인제 나와.&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amp;quot;나와. 나와두 돼.&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amp;quot;나오라니깐. 나와.&amp;quot;&lt;/p&gt;&lt;p&gt;대장의 소리는 우는 것 같다. 여전히 대답은 없다. 아이들은 웅성거리면서, 토관 속으로 바꿔 가며 머리를 디민다. 그 때 쑥 나왔다. 으악, 아이들을 엉덩방아를 찧는다. 땀과 먼지로 뒤범벅이 된 얼굴. 노란 아이는, 먼저, 오른편 주먹을 내밀었다. 대장을 향해 그 주먹을 흔들었다. 반짝. 반짝. 주먹 속에 들어 있던 유리알이 툭툭툭 대장의 발 밑에 떨어진다. 그는 토관 속에서 나왔다.&lt;/p&gt;&lt;p&gt;딸랑. 딸랑. 딸랑. 종이 울렸다.&lt;/p&gt;&lt;p&gt;아이들은 교실을 향해 뛰어간다.&lt;/p&gt;&lt;p&gt;맨 뒤에 노란 아이가 걸어간다.&lt;/p&gt;&lt;p&gt;마지막 시간은 으레 아이들의 주의가 흩어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토요일이다. 공연히 딴 데를 보고. 이름을 불리면 후딱 놀라고. 학년 반은 이학년처럼 전혀 망나니는 아니지만, 4학년처럼 철이 들 싸한 맛도 없다. 어중간한 학년이다. 하긴 교단에 선 여선생님도, 그런 점에선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다. 스물 두엇쯤. 머리를 자르고 제복을 입히면, 고등 학교 고학년에서 그런대로 억지를 부리는 것도 아주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lt;/p&gt;&lt;p&gt;그녀는 주의가 흩어지는 아이들 탓으로 어지간히 짜증이 났다. 그 밖에도 그녀에게는 그럴 만한 일이 있었다. 그녀는 얼핏 창밖으로 눈길을 보냈다. 줄기에서 뿜어져 나온 듯 힘차게 솟은 칸나 꽃망울이 불덩어리 같다. 역사시간이다.&lt;/p&gt;&lt;p&gt;&amp;quot;그 때 우리 이순신 장군은 배가 꼬옥 열두 척밖엔 없었어요. 알겠어요? 꼬옥 열두 척. 그것도 원균이가 게을러서 손질두 안 한, 낡은 배가 열두 척.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했어요. 들어보세요. (그녀는 남자 목소리를 흉내내서 엄숙하게 말한다.) &amp;#39;모두들 듣거라. 우리가 비록 수가 적고, 가진 배가 많지 못하나, 죽음을 두려워 않으면 적이 우리를 이기지 못하리라. 옛말에,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산다 하였다. 너희들이 죽기를 결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리라.&amp;#39;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몸소 앞장서서 적을 향해 쏜살같이 내달리기 시작한 거예요....&amp;quot;&lt;/p&gt;&lt;p&gt;문득 울리는 북 소리. 늠실거리는 파도를 박차고 재달리는 우리 쪽 배. 돛대 끝에 펄펄 날리는 제독기(提督旗). 천지를 뒤흔드는 포소리. 급기야 남해의 푸른 물벌 위에 시원한 섬멸전이 벌어진다. 양쪽이 지르는 아윽, 엇 소리. 뱃전에서 빙글 활개를 치고는 바다에 거꾸로 떨어져 가는 적의 장수. 천지현황(天地玄黃) 포를 어지러이 쏘아 대며 이리 받고 저리 치는 거북선. 불붙는 적의 배. 하늘을 덮는 연기. 문학 소녀는 역시 달랐다. 그녀는 세 치 혓바닥으로, 우리의 가장 자랑스럽고 웅장한 서사시(敍事詩)를 되살려 내고 있었다. 그녀는 거북선을 그림으로 설명할 필요를 느꼈다.&lt;/p&gt;&lt;p&gt;&amp;quot;거북선은......&amp;quot;&lt;/p&gt;&lt;p&gt;흑판에 그리기 시작한다.&lt;/p&gt;&lt;p&gt;미안한 일이지만, 아이들 모두가 얘기에 홀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긴, 애들이란 밥보다 얘기를 고르는 별난 짐승이지만, 반드시 예외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 중에도 노랑 아이 같은 경우다. 이 아이는 거의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배가 고팠다. 아침에 콩나물죽을 한 그릇 먹은 것뿐이다. 노란 아이는 노란 세상을 본다. 선생님 얼굴이 노랗다. 사실은 선생님은 살갗이 유별나게 흰 편이었다. 흑판이 노랗다. 죽지 못하구...... 쿨럭...... 얼마나 죄를 받았으면 장대 같은 자식을 죽이고...... 산송장이...... 쿨럭. 지난 사월에 죽은 언니를 푸념하는 아버지 말씀이다. 아버지는 아랫목에 누워서 하루 종일 이 얘기다. 숨이 차서 허덕이면서 이 중얼중얼은 그치지 않는다. 그놈만 살았으면...... 똑똑한 자식을.... 바보녀석, 네가 죽었다고 세상이 바루 돼...... 한 마디를 하고, 괴로워한다. 철은 그런 아버지가 싫다. 원래 철과 아버지는 아주 친한 친구였다. 그 때는, 아버지는 철을 한 손으로 번쩍 들어 목에 태우실 수 있었다. 그리고는 으레 캐러멜을 집어 주셨다.&lt;/p&gt;&lt;p&gt;그는 아버지의 검고 윤이 나는 머리털 위에, 벗겨 낸 캐러멜 껍질을 수북히 버리는 것이었다. 지금의 아버지는 어쩌다 머리맡에서 눈깔사탕을 내주시는 일이 있었으나, ㄸ묻고 앙상한 손바닥에 놓인 끈적거리는 그 눈깔사탕을 선뜻 집을 생각은 안 나는 철이다. 그것까지는 좋지만, 대개는 잔소리뿐이다. 그래서 지금의 아버지는 철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다. 언니라도 살았다면 아버지는 아무래도 좋았을 것이다. 언니는 그에게 &amp;#39;보물섬&amp;#39;, &amp;#39;집 없는 아이&amp;#39;, &amp;#39;플랜더즈의 개&amp;#39;를 사다 준 이쁜 언니다. 아버지가 앓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가정 교사를 하면서도, 늘 일등은 뺏기지 않은 장한 언니다. 그러나 언니는 죽었다. 그래서 지금 철의 제일 친한 친구는 어머니다. 엄마는 아침마다 정거장에 석탄 주우러 나간다. 일요일이면 아버지 곁에 있기가 싫고 해서, 엄마를 따라간다. 엄마 말고도 석탄 줍는 아줌마, 누나들이 많다. 철은 엄마를 도와서 석탄을 주워 드&lt;/p&gt;&lt;p&gt;린다. 엄마는 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lt;/p&gt;&lt;p&gt;&amp;quot;우리 철이는 착하기두 하지, 자......&amp;quot;&lt;/p&gt;&lt;p&gt;엄마는 치마 고름을 더듬는다.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철은 안다. 그 고름에 맨 동전. 길 건너 석탄장수 할아범한테서 받은 돈이다. 그는 엄마를 노려본다. 달아난다. 아버지 손바닥에 놓인 눈깔사탕도 싫지만, 그런 돈으로 사는 눈깔사탕도 싫다. 철길에서 비스듬히 비탈진 둑에 이어, 토관이 쭉 뻗쳐 있다. 그는 그 속으로 들어간다. 토관 속을 기어 끝까지 내려가면, 거기는 알이 굵은 석탄이 많다. 둑을 굴러 내린 석탄이 흘러든 것이다. 그걸 꺼내다 어머니를 주곤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엄마가 사탕 값을 주자고 할 때는, 철은 그 속에서 오래 있는다. 컴컴해서 무섭다. 그럴 때 혼자 운다. &amp;#39;집 없는 아이&amp;#39;의 루미 생각이 난다. 루미가 광산에서 일하다 굴속에 파묻힌 일. 또, &amp;#39;보물섬&amp;#39;의 짐이 사과통 속에서 숨을 죽이며 해적들 얘기를 듣던 일. 그런 데 비하면 무섭지도 않다.&lt;/p&gt;&lt;p&gt;그는 어느 새 눈물이 걷힌다. 사과 대신에 굵은 석탄덩어리를 한 아름 안고 웃으면서 기어 나온다. 엄마는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그만 돌아서면서 우신다. 우는 엄마는 싫지만, 그래도 밉지는 않다. 아까 유리알 주우러 들어갔을 때도, 그는 우두커니 누워서 석탄이며 루미며 짐이며 죽은 언니의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 유리알은 꼭 때묻은 아버지 손바닥에 놓인 눈깔사탕 같았다. 또, 석탄 알갱이였다. 또, 사과였다. 지금쯤 엄마는 얼마나 주웠을까.....&lt;/p&gt;&lt;p&gt;대장 또한 곱지 못한 청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시간 내 쓸데없이 연필만 자꾸 깎다가, 선생님이 흑판 쪽으로 돌아서기가 무섭게 그 뾰족한 끝으로 앞에 앉은 철의 등을 콕 찌른다. 철은 꿈틀하면서 돌아보았다. 대장은 입을 비쭉한다. 철은 앞을 본다. 또 콕 찌른다. 철은 이번에는 돌아보지는 않고 몸짓으로만 피한다. 또 콕 찌른다. 그 때, 철이 발딱 일어서면서 대장을 한 대 쳤다. 대장은 피한다는 게 그만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다. 콰당. 요란스런 소리에 깜짝 놀라 선생님을 돌아봤다. 대장은 엉덩방아를 찧은 채. 철은 그 앞에.&lt;/p&gt;&lt;p&gt;&amp;quot;이리 나와요, 두 사람.&amp;quot;&lt;/p&gt;&lt;p&gt;피고들은 교탁 앞에 나란히 섰다.&lt;/p&gt;&lt;p&gt;&amp;quot;어떻게 된 거예요?&amp;quot;&lt;/p&gt;&lt;p&gt;사실은 다 알고 있다. 철이 같은 순한 아이를 대장 앞에 앉힌 것을 뉘우친다.&lt;/p&gt;&lt;p&gt;&amp;quot;어떻게 된 거예요?&amp;quot;&lt;/p&gt;&lt;p&gt;선생님을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철은 대답하지 않는다. 대장의 입에서야 무슨 말이 있을 리 없다. 선생님은 역정이 난다.&lt;/p&gt;&lt;p&gt;&amp;quot;말해 봐요, 철이?&amp;quot;&lt;/p&gt;&lt;p&gt;여전히 철은 입을 열지 않는다. 노란 얼굴. 관자놀이에 돋은 핏줄. 꼭 다문 입술. 퍼뜩 누군가의 그렇게 꼭 다문 입술을 떠올린다. 그 꼭 다문 입술이 얄미워진다.&lt;/p&gt;&lt;p&gt;&amp;quot;못 말해요?&amp;quot;&lt;/p&gt;&lt;p&gt;대답이 없다. 선생님은 아주 골이 났다.&lt;/p&gt;&lt;p&gt;&amp;quot;좋아요, 두사람 다 저기 가 서 있어요.&amp;quot;&lt;/p&gt;&lt;p&gt;두 아이는 교단 옆에 두 사람의 의장병(儀仗兵)처럼 선다. 의장병치고는 사기가 말이 아니다. 더구나 철은 금방 울음을 터뜨릴 듯 입술을 깨물었다. 이 때 반장이 불쑥 일어선다.&lt;/p&gt;&lt;p&gt;&amp;quot;선생님. 철인 아무 잘못두 없습니다.&amp;quot;&lt;/p&gt;&lt;p&gt;국어책 외듯 가락이 섞인 투로 낭독(?)한다.&lt;/p&gt;&lt;p&gt;선생님을 흘깃 창밖을 보고 나서,&lt;/p&gt;&lt;p&gt;&amp;quot;좋아요. 싸우는 사람은 다 나빠요.&amp;quot;&lt;/p&gt;&lt;p&gt;그녀는 시계를 본다. 다 됐다. 그녀는 다 그린 거북선을 아까운 듯 가에서부터 천천히 지워 버렸다. 책을 덮었다.&lt;/p&gt;&lt;p&gt;&amp;quot;오늘은 이만. 납부금을 아직 안 낸 사람은 모레까지는 꼭 가져올 것. 모레도 못 가져올 사람은 부모님 모시고 와요. 당번은 소제를 마치면 검사 받으러 올 것. 그만.&amp;quot;&lt;/p&gt;&lt;p&gt;반장이 일어선다.&lt;/p&gt;&lt;p&gt;&amp;quot;차려. 종례 끝.&amp;quot;&lt;/p&gt;&lt;p&gt;선생님은 교실을 나갔다.&lt;/p&gt;&lt;p&gt;아이들은 와르르 일어서면서, 도둑놈이 훔친 물건을 푸대에 처넣듯, 필통과 책을 가방 속에 쑤셔 박기 시작한다.&lt;/p&gt;&lt;p&gt;혹시 그 사이 연락이 있지나 않았을까? 그랬다면 좀 거북하다. 직원실에는 교감 선생뿐이다. 들어오는 그녀를 흘깃한 채 도로 서류에 눈길을 떨군다. 전달이 없었구나. 그렇다면...... 그녀는 자리에 앉아서 출석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시계를 본다. 창밖을 내다본다. 어느 새 하늘은 흐려 있다. 나뭇잎새가 흔들린다. 비가 오시려나. 그녀의 마음도 어지간히 흐려 있다. 따르릉. 전화는 교감 선생 책상 위에 있다. 그녀는 몸이 굳어지는 것을 느낀다.&lt;/p&gt;&lt;p&gt;&amp;quot;......선생님, 전화.&amp;quot;&lt;/p&gt;&lt;p&gt;교감 선생은 그녀를 향해 탁상 전화의 수화기를 내민다. 그녀는 한 손에 펜을 쥔 채 다른 손으로 수화기를 받았다.&lt;/p&gt;&lt;p&gt;&amp;quot;네, 네.&amp;quot;&lt;/p&gt;&lt;p&gt;--- 점심때 연락 안 해서 화나셨지요?&lt;/p&gt;&lt;p&gt;&amp;quot;뭘요.&amp;quot;&lt;/p&gt;&lt;p&gt;--- 하하, 죄송합니다. 오늘 거기서 일곱 시, 아시겠어요?&lt;/p&gt;&lt;p&gt;&amp;quot;네, 네.&amp;quot;&lt;/p&gt;&lt;p&gt;--- 그러면 끊겠습니다. 사면초가 속일 테니깐.&lt;/p&gt;&lt;p&gt;&amp;quot;네, 안녕히 계세요.&amp;quot;&lt;/p&gt;&lt;p&gt;그녀는 수화기를 놓았다.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던 교감 선생이 얼굴을 든다.&lt;/p&gt;&lt;p&gt;&amp;quot;거 웬 전화가 그렇습니까?&amp;quot;&lt;/p&gt;&lt;p&gt;그녀는 빨개진다.&lt;/p&gt;&lt;p&gt;&amp;quot;왜요?&amp;quot;&lt;/p&gt;&lt;p&gt;&amp;quot;네, 네 네, 뭘요, 네 안녕히 계세요, 으하하하......&amp;quot;&lt;/p&gt;&lt;p&gt;&amp;quot;어머!&amp;quot;&lt;/p&gt;&lt;p&gt;그녀는 애들처럼 입을 비죽하고 이잉을 해 보이며, 제자리로 도망쳐 버렸다. 그러자 선생들이 하나 둘 들어서며,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lt;/p&gt;&lt;p&gt;어떤 선생은 창가에서,&lt;/p&gt;&lt;p&gt;&amp;quot;허, 한소나기 할 것 같은데......&amp;quot;&lt;/p&gt;&lt;p&gt;&amp;quot;가물더니......&amp;quot;&lt;/p&gt;&lt;p&gt;&amp;quot;와야지.&amp;quot;&lt;/p&gt;&lt;p&gt;모두들 하늘을 살핀다. 검은 구름은 이제 하늘을 반이나 가렸다.&lt;/p&gt;&lt;p&gt;교감이 자리에서 말한다.&lt;/p&gt;&lt;p&gt;&amp;quot;퍼붓기 전에 갑시다. 애들도 빨리 보내세요...... 방사능입니다.&amp;quot;&lt;/p&gt;&lt;p&gt;그녀에게는 반가운 소리였다. 어수선한 통에 내놓고 갈 채비를 챙기기 시작한다. 사면초가 속일 테니깐...... 후훗. 말 잘했어. 앞으로 학교에는 전화 못하게 해야지.&lt;/p&gt;&lt;p&gt;&amp;quot;소제 끝났습니다.&amp;quot;&lt;/p&gt;&lt;p&gt;그녀의 담임반 학생이다.&lt;/p&gt;&lt;p&gt;&amp;quot;응 그래? 그럼 좋아요. 오늘은 검사 안 할 테니 비오기 전에 빨리 돌아가요.&amp;quot;&lt;/p&gt;&lt;p&gt;&amp;quot;네.&amp;quot;&lt;/p&gt;&lt;p&gt;웬 떡일까 싶은 아이는 잰걸음으로 직원실을 나와 문을 닫으면서, 혀를 낼름 깨물었다. 다음엔 깡충 뛰어올랐다가 공처럼 달려갔다.&lt;/p&gt;&lt;p&gt;반시간 후에는 학교는 텅 비었다.&lt;/p&gt;&lt;p&gt;선생님도 아이들도 다 돌아갔다.&lt;/p&gt;&lt;p&gt;비는 마침내 쏟아지기 시작했다.&lt;/p&gt;&lt;p&gt;후두둑. 첫줄기가 땅에 닿는가 하더니, 서곡(序曲)도 도입부(導入部)도 말고 주악장(主樂章)이 대뜸 걸차게 쏟아져 내렸다. 사방이 캄캄해진 속에 퍼붓듯 세찬 비다. 번쩍. 번개가 친다. 꽝. 마치 누군가 태양에 검은 보자기를 씌위놓고, 그 어두운 그늘 밑에서 하늘 둑을 허물어 놓고는 미친 듯이 좋아 날뛰며 껄껄대는 모양으로, 비는 억수로 퍼붓는다. 우뢰소리가 지나가면 그 뒤통수를 후려치듯, 또 하나의 우뢰소리가 그 뒤를 쫓아간다. 굉장한 비다.&lt;/p&gt;&lt;p&gt;대장과 철은 교실 창문에 붙어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소제 검사 받으러 갔던 아이가 돌아왔을 때 대장은 물었다.&lt;/p&gt;&lt;p&gt;&amp;quot;우린?&amp;quot;&lt;/p&gt;&lt;p&gt;&amp;quot;몰라...... 암말 안 하셨어.&amp;quot;&lt;/p&gt;&lt;p&gt;당번 아이들은 책가방을 꿰기가 무섭게 달아나 버렸다. 그들을 따라갈 만큼 대장은 악한이 아니다. 그들은 기다렸다. 아이들이 달음질 쳐 교문을 빠져나가고, 선생님들이 하나 둘 나가고. 선생님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인제 오실 테지. 교실에 있어도 학교가 텅빈 걸 알 수 있었다. 그러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두어 시간 가깝게 내리는 비는 누그러지기는커녕 점점 기승해 간다.&lt;/p&gt;&lt;p&gt;대장은 철을 힐끗 본다. 철은 창턱에 매달려서 빗발을 보고 있다. 입을 꼭 다물었다. 자식.&lt;/p&gt;&lt;p&gt;&amp;quot;선생님 계실까?&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대장도 창밖으로 눈을 돌린다. 교문 옆 늘어진 버들이, 몸부림치듯 흔들린다. 가는 실가지가 꼭 풀어헤친 머리카락이다. 몽롱한 안개가 낀 속처럼 흐릿하게 보인다. 우르릉 꽝. 쉴새없이 천둥이 친다. 눅눅해진 공기 속에 지린내가 확 퍼진다. 여기서 변소는 가깝다. 우르릉 꽝.&lt;/p&gt;&lt;p&gt;&amp;quot;야, 굉장한데.&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amp;quot;임마, 우린 어떡허지?&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창 밑을 빗물이 콸콸 흘러간다.&lt;/p&gt;&lt;p&gt;대장은 창에서 떨어진다.&lt;/p&gt;&lt;p&gt;&amp;quot;야, 선생님 간 거 아냐?&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그 말에는 철의 낯빛도 달라진다.&lt;/p&gt;&lt;p&gt;&amp;quot;너, 가보지 않을래?&amp;quot;&lt;/p&gt;&lt;p&gt;&amp;quot;선생님 계신가 말야.&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amp;quot;그럼 내가 갔다 올테야.&amp;quot;&lt;/p&gt;&lt;p&gt;대장이 막 움직이려는 때 삐꺽, 문소리가 났다. 그는 딱 멈춰 서서 꼼짝 않는다. 그뿐, 기척이 없다. 대장과 철은 문간을 노려본다. 확 퍼지는 지린내. 대장을 끝내 교실을 나선다. 복도도 어둡다. 터널 속 같다. 그는 발끝으로 걸어간다. 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양철 지붕에 비 뿌리는 소리는 달리는 열차 바퀴 소리만큼은 했으니까. 대장은 교무실까지 왔다. 한참 서 있었다. 목을 쏙 빼고 안을 들여다본다. &amp;#39;안 계셔.&amp;#39; 그는 돌아선다. 그제야 직원실 문이 잠긴 것을 안다. 그는 자물쇠를 덜컥거려 본다. 대장은 달음질 쳐 돌아왔다. 교실 문을 발칵 연다.&lt;/p&gt;&lt;p&gt;&amp;quot;안 계셔. 선생님들 아무두 안 계셔.&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철의 노란 얼굴이 어두워진다.&lt;/p&gt;&lt;p&gt;&amp;quot;임마, 큰일났어. 어떡헐래, 응?&amp;quot;&lt;/p&gt;&lt;p&gt;&amp;quot;어떻게?&amp;quot;&lt;/p&gt;&lt;p&gt;&amp;quot;피래미. 집에 가얄 거 아냐?&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가? 내일 선생님이 경치면...... 납부금을 안 낸 사람을 모레까지 꼭 가져올 것. 모레도 못 가져올 사람은 부모님 모시고 와요......&lt;/p&gt;&lt;p&gt;&amp;quot;선생님은 가셨단 말이야. 잊어 먹었지 뭐야!&amp;quot;&lt;/p&gt;&lt;p&gt;&amp;quot;어떡하지?&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이번에는 대장이 가만있는다. 곧 대꾸한다.&lt;/p&gt;&lt;p&gt;&amp;quot;가.&amp;quot;&lt;/p&gt;&lt;p&gt;&amp;quot;집에?&amp;quot;&lt;/p&gt;&lt;p&gt;&amp;quot;그럼.&amp;quot;&lt;/p&gt;&lt;p&gt;&amp;quot;야단맞을려구.&amp;quot;&lt;/p&gt;&lt;p&gt;&amp;quot;그럼 여기서 자?&amp;quot;&lt;/p&gt;&lt;p&gt;&amp;quot;그래두......&amp;quot;&lt;/p&gt;&lt;p&gt;&amp;quot;월요일 올 때 아버지 모시구 오자, 응? 그럼 되잖아?&amp;quot;&lt;/p&gt;&lt;p&gt;아버지. 아버지...... 죽지도 못허구 쿨럭...... 장대 같은 자식을 앞세우구...... 음...... 하느님두 무엇두 다 없어...... 때묻은 손바닥. 끈적거리는 눈깔사탕.&lt;/p&gt;&lt;p&gt;&amp;quot;가.&amp;quot;&lt;/p&gt;&lt;p&gt;철은 움직이지 않는다. 어머니라도 모시고 올까...... 부모님 모시고 와요...... 철아, 학교서 돈 재촉허지? 아냐, 괜찮어. 오냐, 이 달 안으로 꼭 만들 테니......&lt;/p&gt;&lt;p&gt;&amp;quot;가.&amp;quot;&lt;/p&gt;&lt;p&gt;그래도 철은 가만있는다. 콸. 콸. 콸. 물 내려가는 소리. 텅 빈 어두운 교실. 지금 학교엔 두 사람 말고는 아무도 없다.&lt;/p&gt;&lt;p&gt;번갯불이 번쩍할 때마다 무서움에 질린 두 아이의 얼굴이 서로 마주본다. 대장은 졸라댄다.&lt;/p&gt;&lt;p&gt;&amp;quot;가.&amp;quot;&lt;/p&gt;&lt;p&gt;대장은 혼자 갈 생각은 없다. 가방을 메고 서서 철을 조른다. 그러면서 잡아끌지도 않는다. &amp;quot;가.&amp;quot; 하는 목소리도 어중간하다. 이렇게 한쪽은 가방을 메고, 한쪽은 창문에 달라붙은 채, 아마 한 시간이나 그 이상을 또 보냈다. 시간도 어지간히 된 모양이다. 한결 어둡다. 비는 여전하다. 대장은 또 한 번 흥얼댄다.&lt;/p&gt;&lt;p&gt;&amp;quot;가, 피래미.&amp;quot;&lt;/p&gt;&lt;p&gt;피래미. 철은 대장을 노려보더니, 말없이 자기 책상으로 가서 가방을 집어들었다. 팔을 꿴다. 툭. 낡은 멜빵이 끊어진 것이다. 대장은 보고만 있는다. 철은 고친다.&lt;/p&gt;&lt;p&gt;운동장에 나서기 전에 그들은 적이 망설였다. 금방 직원실 문이 열리며, 선생님이 달려나올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들은 교무실 창으로 다시 한 번 안을 들여다보았다. 캄캄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기둥에 달린 야광 시계판이 파랗게 어둠 속에 돋아나 보인다. 그들은 현관으로 돌아왔다. 비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처마 밑에 선 그들은 금세 함빡 젖어 버렸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을 나선다. 교문에서 큰길까지는, 양쪽으로 흙둑이 높이 솟았다. 그 사이는 길이다. 작은 산을 꼭대기에서 아래까지 길이로 허물어 내고, 그 사이로 낸 길 같다. 그들은 손을 잡고 걸어간다. 큰길에 다 왔을 때, 그들 앞에는 어려움이 가로막혔다. 아까까지 말라붙었던 도랑에는, 흙탕물이 요란스레 넘쳐 흐르고있다. 이 도랑은 교문 앞을 가로질러 가는 길가의 하수도 뚜껑이 부서진 자린데, 위쪽 토관의 널직한 아가리가 쏟아 내는 물은 곤두박질치면서 아래쪽 토관 아가리로 빨려 들어간다. 토관이 부서진 거리가 꼭 교문에서 이리로 나온 길 폭과 같은데다, 토관까지 바싹 둑이 뻗쳤기 때문에 이 도랑을 건너지 않고는 큰길로 나갈 수가 없었다.&lt;/p&gt;&lt;p&gt;도랑에는 디딤돌이 놓였다. 먼저 건너간 사람들이 놓은 모양이다. 돌은 크고 펑퍼짐하지만, 물살이 휘감고 돌아가는 모양이 좀 무섭지 않다. 대장은 철을 쿡 찌른다.&lt;/p&gt;&lt;p&gt;&amp;quot;건너가.&amp;quot;&lt;/p&gt;&lt;p&gt;철은 달달 떨기만 한다. 배고프고 춥다.&lt;/p&gt;&lt;p&gt;&amp;quot;가.&amp;quot;&lt;/p&gt;&lt;p&gt;철은 움직이지 않는다.&lt;/p&gt;&lt;p&gt;대장은 큰맘 먹은 듯, 한 발 도랑으로 다가선다. 하나, 둘, 셋.&lt;/p&gt;&lt;p&gt;디딤돌은 셋이다. 대장은 훌쩍 뛰었다. 첫째 번 돌 위에 선다. 또 한 번. 다음에 한 번. 대장은 마침내 건넜다. 그는 저쪽에서 소리친다.&lt;/p&gt;&lt;p&gt;&amp;quot;괜찮아, 뛰어.&amp;quot;&lt;/p&gt;&lt;p&gt;철은 한 발 내디디다 만다.&lt;/p&gt;&lt;p&gt;&amp;quot;피래미.&amp;quot;&lt;/p&gt;&lt;p&gt;피래미. 철은 대장을 짜린다. 대장은 손짓을 한다. 손끝에서 물이 흐른다. 비는 여전하다. 철은 잘 겨냥하고 뛰었다. 첫째 디딤돌 위에.&lt;/p&gt;&lt;p&gt;&amp;quot;그래, 아무것도 아냐.&amp;quot;&lt;/p&gt;&lt;p&gt;대장이 부추긴다. 또 한 번. 둘째 디딤돌 위에 섰다. 철은 씨익 웃는다. 하나만 남았다.&lt;/p&gt;&lt;p&gt;&amp;quot;됐어.&amp;quot;&lt;/p&gt;&lt;p&gt;철은 와락 무서워진다. 저편까지가 굉장히 멀어 보인다. 비는 사정없이 뿌리고. 두 아이는 물 속에 담갔다 낸 쥐 꼴이다.&lt;/p&gt;&lt;p&gt;&amp;quot;뭐가 무서워, 피래미.&amp;quot;&lt;/p&gt;&lt;p&gt;피래미. 철은 이를 악물고 몸을 날린다. 미끈. 철은 모로 넘어졌다.&lt;/p&gt;&lt;p&gt;&amp;quot;엄마야.&amp;quot;&lt;/p&gt;&lt;p&gt;물살이 덮친다. 아래쪽 토관 아가리로 빨려들었다. 순식간의 일이다. 대장은 철의 외마디도 들은 것 같지 않다.&lt;/p&gt;&lt;p&gt;그 때 달려오는 사람이 있다. 지나가던 사람인 모양이다. 그는 토관 쪽을 바라보며 숨찬 소리로 묻는다.&lt;/p&gt;&lt;p&gt;&amp;quot;네 동무니?&amp;quot;&lt;/p&gt;&lt;p&gt;&amp;quot;........&amp;quot;&lt;/p&gt;&lt;p&gt;대장은 멍한 채 고개만 끄덕인다.&lt;/p&gt;&lt;p&gt;&amp;quot;야, 이거 큰일났구나!&amp;quot;&lt;/p&gt;&lt;p&gt;남자는 아래위를 살핀다. 토관은 이 자리 말고는 땅에 드러난 곳이 없다.&lt;/p&gt;&lt;p&gt;&amp;quot;야, 이거 큰일났구나!&amp;quot;&lt;/p&gt;&lt;p&gt;그는 같은 소리만 외치면서 발을 구른다.&lt;/p&gt;&lt;p&gt;&amp;quot;얘, 나 갔다 올게, 여기 있어!&amp;quot;&lt;/p&gt;&lt;p&gt;그는 달려갔다.&lt;/p&gt;&lt;p&gt;한참만에 행인은, 순경 두 사람과 함께 나타났다.&lt;/p&gt;&lt;p&gt;&amp;quot;어? 어디 갔어?&amp;quot;&lt;/p&gt;&lt;p&gt;대장은 보이지 않았다.&lt;/p&gt;&lt;p&gt;&amp;quot;여기 있으라구 했는데......&amp;quot;&lt;/p&gt;&lt;p&gt;&amp;quot;저 구멍이란 말이지요?&amp;quot;&lt;/p&gt;&lt;p&gt;&amp;quot;네, 지나다가 보니까, 한 아이는 이쪽에서 기다리고, 한 아이는 저 디딤돌을, 그렇지요, 한 절반 건너온 모양 같더니 그만......&lt;/p&gt;&lt;p&gt;순식간이라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amp;quot;&lt;/p&gt;&lt;p&gt;&amp;quot;이거 큰일 났구나!&amp;quot;&lt;/p&gt;&lt;p&gt;경관도 똑같은 소리를 한다.&lt;/p&gt;&lt;p&gt;&amp;quot;여보 황 순경, 빨리 서루 연락하시오. 나는 학교 쪽을 알아볼테니......&amp;quot;&lt;/p&gt;&lt;p&gt;황이라 불린 경관은 오던 길을 달려갔다. 비는 여전히 억수로 퍼붓는다.&lt;/p&gt;&lt;p&gt;&amp;quot;그리고 선생께서 한 사람뿐인 목격자이시니깐, 수고스런 대로 좀 계셔 줘야겠습니다.&amp;quot;&lt;/p&gt;&lt;p&gt;&amp;quot;네, 네, 그거야. 하, 그런데 한 애는 어디루 갔을까요?&amp;quot;&lt;/p&gt;&lt;p&gt;&amp;quot;글쎄올시다. 알아봐야지요.&amp;quot;&lt;/p&gt;&lt;p&gt;경관과 목격자는, 근처에서 큰돌을 굴려다가 디딤돌을 늘리고 도랑을 건너, 교문을 들어섰다.&lt;/p&gt;&lt;p&gt;한 시간 후에 현장에는 올 만한 사람들이 거의 모였다. 교장, 교감, 담임 여선생(깜빡 잊었던 아이들 생각이 나서 그녀가 자동차로 달려온 때는 늦은 때였다.), 경찰 양쪽의 학부형, 철의 편에서 온 것은 어머니였다. 여선생은 광란을 일으킨 사람처럼 몸부림친다. 토관 속으로 달려가려는 그녀를, 교감이 붙잡고 있다. 그녀는 지친 듯 축 늘어진다. 교감의 팔에 안긴 채 목을 힘없이 젖힌다. 목을 타고 가슴으로 빗물이 흘러든다.&lt;/p&gt;&lt;p&gt;&amp;quot;진정하시오.&amp;quot;&lt;/p&gt;&lt;p&gt;교감은 딸 같은 나이의 동료의 귀에 대고 그렇게 말한다. 선생님보다 더 미친 듯이 몸부림치는 것은 철의 어머니다. 이쪽은 교장이 붙들고 있다. 억수로 퍼붓는 빗속에서 사람들은 주고받는다.&lt;/p&gt;&lt;p&gt;&amp;quot;하수도는, 훨씬 내려가서 강으로 빠지게 돼 있으니, 시체 수색도 어렵습니다.&amp;quot;&lt;/p&gt;&lt;p&gt;서장의 말이다.&lt;/p&gt;&lt;p&gt;&amp;quot;얘는......&amp;quot;&lt;/p&gt;&lt;p&gt;미안한 듯 물어 보는 대장의 아버지. 서장이 받는다.&lt;/p&gt;&lt;p&gt;&amp;quot;글쎄요. 그 동안에 없어진 것인데......&amp;quot;&lt;/p&gt;&lt;p&gt;&amp;quot;그 사이가 얼마나 됐지요? 선생께서 파출소에 갔다 오는 시간이?&amp;quot;&lt;/p&gt;&lt;p&gt;&amp;quot;네, 한 십 분? 더 짧았을지도 모르겠군요. 제 잘못이었습니다. 데리고 갔어야 했는데......&amp;quot;&lt;/p&gt;&lt;p&gt;대장의 아버지는 얼핏, 토관 속에 눈길을 던진다.&lt;/p&gt;&lt;p&gt;경관이 대답한다.&lt;/p&gt;&lt;p&gt;&amp;quot;글쎄올시다. 설마...... 놀란 김에 혼자 집에 갔거나, 에, 친구 집에 갔거나...... 아무튼 시내 각 서에 알렸으니까 그쪽은 곧 밝혀질 것입니다.&amp;quot;&lt;/p&gt;&lt;p&gt;경관의 말은 옳다.&lt;/p&gt;&lt;p&gt;이쪽은 곧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방향이 반대다.&lt;/p&gt;&lt;p&gt;시내 쪽이 아니고 교외(郊外)로 나온 길을 대장은 걷고 있다. 비는 여전하고, 인제 아주 밤이다. 대장은 자꾸 걸어간다. 꽝. 번갯불이 비쳐내는 길 옆에 죽 늘어선 포플라나무. 번갯불이 걷히면 캄캄하다. 대장의 모습도 어둠 속에 파묻힌다. 학교에서는 훨씬 떠나온 지점이다. 천둥이 지나가면 그 뒤통수를 갈기듯 다른 천둥이 쫓아간다. 번쩍, 일순간 환히 밝혀진 길 위에 타박타박 걸어가는 대장의 죄그만 모습이 드러난다. 그의 손이 호주머니에서 빠지면서, 반짝반짝 무엇인가 길바닥에 버리는 것이 보인다. 이내 시커먼 어둠에 묻혀 버린다.&lt;/p&gt;&lt;p&gt;굉장한 비다.&lt;/p&gt;&lt;p&gt;---최인훈, &amp;#39;한국 문학 대계&amp;#39;(현대 문학사, 1965)에서 --&lt;/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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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30 Jan 2010 20:16:0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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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스타유즈맵 팀겹친건물빨리뿌시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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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at, 30 Jan 2010 20:13:1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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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마이클잭슨 슈퍼마리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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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2 Jan 2010 12:16:3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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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오셀로-셰익스피어 소설해설및 서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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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strong&gt;오셀로&lt;/strong&gt; &lt;table cellSpacing=&quot;0&quot; cellPadding=&quot;0&quot; width=&quot;100%&quot;&gt;&lt;tbody&gt;&lt;tr&gt;&lt;td style=&quot;PADDING-RIGHT:15px;PADDING-LEFT:15px;PADDING-BOTTOM:15px;PADDING-TOP:15px;&quot;&gt;&lt;font style=&quot;FONT-SIZE:10pt;&quot;&gt;여성혐오 담론과 남성의 소유의식―{오셀로}의 경우 &lt;br&gt;&lt;br&gt;Ⅰ &lt;br&gt;문학 작품에서 여성이 천사 아니면 창녀의 극단적인 이미지로 재현되는 경우를 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남성의 가치기준에 부합할 경우 흔히 천사로 묘사되며, 이에 반할 때 흔히 마녀 혹은 창녀의 이미지로 재현된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Othello)에서 데스데모나(Desdemona)는 남성들에 의해 천사와 창녀라는 이미지가 동시에 주어진다. 캐시오(Cassio)는 그녀를 천사처럼 이상화하여 항상 극찬한다. 오셀로(Othello) 역시 그녀의 정조를 의심하기 전까지는 그녀를 천사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이아고(Iago)의 간계에 빠진 후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의 &amp;#39;가상적&amp;#39; 불륜을 끊임없이 비난하며, 그녀를 두고 &amp;#39;창녀&amp;#39; 혹은 &amp;#39;갈보&amp;#39;라는 표현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이아고의 눈에는 데스데모나를 포함해서 베니스의 모든 여성은 &amp;#39;창녀&amp;#39;이다. 이아고와 오셀로는 이 작품에서 여성혐오 담론을 끊임없이 구사한다. 이 여성혐오담론은 나아가 오셀로의 소유의식과 관련되면서 작품을 비극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lt;br&gt;최근에 들어 {오셀로}만큼 비평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작품은 드물 것이다. 왜냐하면 {오셀로}는 사랑의 문제, 남녀의 문제, 인종의 문제, 언어의 문제 등 1980년대 주요비평의 쟁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래 페미니스트 비평이 활성화되면서 가부장제, 남녀의 문제, 사랑 등의 주제가 심도있게 다루어지고 있고, 1980년대 후반부터 문화유물론과 신역사주의 비평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권력의 구조, 담론, 인종의 문제 등이 심도 있게 다루어진다. {오셀로}에 관해 진행된 1980년대까지의 비평은 대체로 주제를 선과 악의 대립으로 보고 오셀로와 이아고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어 왔으며, 대부분의 비평은 비록 견해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남성중심비평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페미니스트 비평은 남성중심적 비평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창출하고 있다. 페미니스트 비평은 남성인물들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남성들의 성격을 여성과의 관련성 가운데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 &lt;br&gt;닐리(C. T. Neely)는 이 극의 중심 주제가 선과 악의 대립이라기보다는 남녀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주된 갈등이 남성과 남성의 갈등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라고 생각하면서 남성중심 비평에서 무시되어 왔던 여성인물의 긍정적 면모를 밝혀내고 남성인물들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킨다(212). 포터(C. Porter)는 남성중심 비평의 모순과 허구성을 지적하면서 지배담론에 의해 무시당한 존재들을 아무런 반성없이 다시 경원시하는 비평은 우리 시대에는 필요 없는 비평이라고 주장한다(780-81). 그리하여 페미니스트 비평은 성차별화와 억압의 기제로서 작용하는 가부장제를 비판하고, 타자로서 억압된 여성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 작품에서 여성에 대한 작가의 인식을 파악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셰익스피어의 목소리는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 아니라 암묵적으로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남성인물들의 묘사가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인식과 일치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셰익스피어라는 남성 작가의 정체성 역시 르네상스 시대의 일반적인 가부장제와 무관하지만은 않다. &lt;br&gt;본 논문은 기존의 남성중심적 비평 태도를 지양하고, 남성중심적 담론 특히 여성혐오 담론을 드러내어 이를 남성의 소유의식과 관련 지우면서 {오셀로}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먼저 여성에 관련된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담론을 살펴보고, 이아고와 오셀로의 여성혐오 담론을 논의하면서 여성혐오담론과 {오셀로}의 연관성을 논의한다. 나아가 여성혐오 담론과 남성의 소유의식, 특히 오셀로의 소유의식과의 관련성과 그 문제점을 논의하고, 여성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태도를 규명한다. &lt;br&gt;&lt;br&gt;&lt;br&gt;Ⅱ &lt;br&gt;여성에 대한 혐오 담론은 중세문학 전반에 드러나고 있다. 초서(Chaucer)의 {베스의 여장부 서시}(The Wife of Bath&amp;#39;s Prologue)에서 잰킨(Jankyn)은 사악한 여성의 목록을 끝없이 제시한다. 잰킨은 그의 아내인 베스의 여장부에게 사악함으로 온 인류를 파멸로 이끌었던 이브 이야기, 삼손의 정부가 삼손의 머리털을 잘라내어 삼손이 두 눈을 잃은 이야기, 소크라테스의 아내가 그에게 오줌을 부은 이야기, 천하의 요부 파시파의 이야기, 클리템네스트라가 음욕을 채우기 위해 남편을 살해한 이야기, 황금에 눈이 멀어 남편을 고자질해 죽게 한 에리필렘 이야기, 남편을 독살한 리비아 이야기, 침대에서 남편을 죽이고 밤새도록 정부와 놀아난 악부(惡婦) 이야기를 해주면서 &amp;quot;바가지 긁는 여자와 사느니 사자나 용하고 사는 것이 낫고,&amp;quot; &amp;quot;고약한 여자와 사느니 지붕 위에서 혼자 사는 편이 낫다&amp;quot;고 말하고 여자들은 옷을 입고 벗듯이 간단하게 상스럽고 음탕한 짓을 해치운다고 비난한다(Chaucer D711-81). 사악하고 음탕하고 잔인한 여성에 대한 그의 언급은 중세 여성혐오담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는 중세 목사들의 설교문이나 속담들에서도 여성혐오는 빈번히 등장하는데, &amp;quot;당신네 모든 여성들은 창녀이고 창녀일 것이며 창녀였다&amp;quot;는 구절 역시 중세의 여성혐오 담론의 정도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중세의 노골적인 여성혐오는 여성들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켜 여성과의 결혼을 거부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당시의 여성혐오 문학은 &amp;quot;반여성적(antifeminist)&amp;quot; 텍스트라기보다는 도리어 &amp;quot;반결혼적&amp;quot;(anti-matrimonial) 텍스트로 보아야 할 정도였다(Lorris 165, Miller 402). &lt;br&gt;중세에서 여성혐오 담론은 대단히 노골적인 방식으로 표출되었고 일종의 지배담론으로 작용하였다. 르네상스에 들어 여성혐오 담론은 다소 억제되어 지배적 담론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지만, 잔여담론으로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틸니(E. Tilney)의 {우정의 꽃}(Flower of Friendshippe)에 등장 인물인 궐터(Gualter)와 버몬트(Beaumont)와 플레처(Fletcher)가 집필한 {여성 증오자}(The Woman Hater)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여성혐오 담론을 구사하는 대표적 인물들이다. {오셀로}의 출처가 된 친디오(Cinthio)의 문헌에서도 여성차별주의자인 폰지오(Ponzio)가 등장하여 위험한 존재인 여성과 결혼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면서 &amp;quot;남편과 아내 사이에 평화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남편은 귀머거리여야 하고 아내는 장님이어야 한다&amp;quot;는 나폴리의 알폰소(Alfonso)왕의 말을 인용한다(qtd. Wayne 156). &lt;br&gt;셰익스피어가 활동했던 르네상스 후반기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를 당연시하는 가부장제가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 당시 인본주의 사상이 여성의 교육을 강조하긴 했지만, 여전히 순종을 여성의 미덕으로 강조했고, 여권 신장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의 기록은 흔히 가정을 소우주 즉 작은 형태의 국가로 가정하고 아버지 혹은 남편은 그 국가의 통치자이며 여성은 아버지나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는 백성으로 간주한다. 당대의 이러한 가부장적 권력구조와 결혼 관습을 잘 보여주는 문헌으로 클리버(R. Cleaver)와 틸니의 저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클리버는 아내가 남편에게 순종하지 않고 그와 맞서 자기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파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고(qtd. Vaughan 72), 틸니는 남편에 대한 아내의 순종과 순결을 강조하면서 여성의 불복종은 곧 소국가의 질서를 깨뜨리는 행위라고 규정한다(128). 그러나 1560년 이후 17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영국에서 적지 않은 기록들이 가부장제에 대한 여성의 저항과 반항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두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기에 남성이 규정한 사회질서나 관행을 위반하는 난폭한 여성은 경멸과 기피의 대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는 또한 어떤 다른 시기보다도 남성에게 저항적인 거친 여성의 모습이 표면화되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amp;quot;여성들의 독립적인 담론의 전유&amp;quot;는 곧 &amp;quot;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위협&amp;quot;으로 간주되었고, 소란스럽고 거친 여성을 &amp;quot;징벌의자&amp;quot;로 고문하고, &amp;quot;잔소리 개 목걸이&amp;quot;를 걸고 수레에 끌고 다니는 등 공개적인 여성 혐오를 자행하면서 여성의 위협을 봉쇄하고자 하였다(Newman, &amp;quot;Renaissance&amp;quot; 91-92). 당시 가부장제 사회가 모든 여성이 따라야 할 행동 기준을 설정하고, 여성에게 그 기준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도록 강요했지만 여성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고, 여성의 불복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될수록 억압 역시 고조되었다. 따라서 이 시기는 난폭한 여성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amp;#39;마녀재판&amp;#39;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lt;br&gt;가부장제가 규정한 여성의 행동반경을 위반하는 행위는 바로 여성혐오 담론으로 이어진다. 즉 남성에 대한 불복종과 여성의 정욕은 바로 가부장제가 규정한 여성의 행동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며, 이는 곧 혐오 담론으로 이어진다. {오셀로}에서도 남성중심 문화에 대한 여성 인물의 저항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검은 무어인과 결혼한 데스데모나의 태도는 어느 정도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지배담론에 대한 저항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바로 &amp;quot;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위협&amp;quot;이며 정면 도전으로 간주되어 불행한 결말로 치닫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군다나 결혼 이후 데스데모나는 오셀로의 손에 죽기까지 어느 한 순간도 자신에게 근거 없이 주어지는 비난과 조소와 억압에 저항해본 적이 없다. 자신을 질책하는 아버지에게는 데스데모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뜻을 관철시키는 적극성과 능동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오셀로가 그녀를 근거 없이 비난할 때 전반부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그녀는 너무나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여성으로 등장한다. 즉 남성의 근거 없는 오해와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적극성이 결여된 여성으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입장은 어떠한가? 셰익스피어가 그 시대 가부장제의 한계를 뛰어 넘어 점진적으로 부상하고 있었던 여성의 지위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더신베르(J. Dusinberre)는 주장하고 있고(308), 셰익스피어가 {오셀로}에서 에밀리어의 목소리를 통해 당대에 부상하던 여성 담론을 구현하고 있다고 웨인(V. Wayne)이 주장하고 있지만(167-68), 이는 다소 무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셰익스피어가 당대의 다른 남성 작가에 비해 비교적 진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텍스트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후 전개하기로 한다. &lt;br&gt;&lt;br&gt;&lt;br&gt;Ⅲ &lt;br&gt;데스데모나의 아버지인 브러밴쇼(Brabantio), 남편인 오셀로, 그리고 이아고의 여성혐오 담론을 살펴보기 전에 초반부 데스데모나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하자. 극 전반부에서 데스데모나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틀로부터 벗어난 생각들을 서슴없이 주장하고, 이종(異種)결합을 금하는 당대의 지배적인 결혼 관습으로부터 이탈하여 자신의 의지에 따라 무어인과 결혼하는 강인함을 보여준다. 데스데모나는 비록 지배 이데올로기인 가부장제의 규약을 위반하고 있지만 그녀의 능동성과 적극성은 주된 매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탈리브래스(Stallybrass)는 초반부에 데스데모나는 매우 적극적인 인물이었으나 &amp;quot;감시의 대상&amp;quot;이 된 후 유순한 성격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사실을 주시한다. 그 때문에 이 극은 다른 두 모습을 가진 데스데모나, 즉 아버지의 뜻에 굴복하지 않는 대담한 여성인 동시에 남편에게는 대단히 유순한 여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그녀의 성격에서 심리적 일관성을 찾기는 어려운데, 그 이유는 그녀의 태도가 가부장제라는 렌즈를 통해서 굴절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141). 과연 그럴까? &lt;br&gt;1막 3장에서 오셀로를 남편으로 택한 것을 비난하는 아버지의 말에 데스데모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데, 이는 그녀의 성격을 검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lt;br&gt;&lt;br&gt;아버님, 저의 의무는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lt;br&gt;아버님은 절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lt;br&gt;저를 낳고 길러주신 은혜 때문에 &lt;br&gt;저는 아버님을 공경할 것을 배웠습니다. &lt;br&gt;아버님은 제가 딸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할 저의 군주십니다. &lt;br&gt;지금까지 전 아버님의 딸이었습니다. &lt;br&gt;하지만 이제 여기 제 남편이 있습니다. &lt;br&gt;어머님께서 아버님을 외조부 님보다 소중하게 섬기셨듯이 &lt;br&gt;저도 아내로서 남편인 오델로 님을 &lt;br&gt;군주로 받들어 정성껏 섬기려 합니다. (1. 3. 178-87) &lt;br&gt;&lt;br&gt;이 대사는 가부장제하의 여성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데스데모나는 아버지의 뜻에 반해 자신을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사용하는 단어들 즉, &amp;quot;의무&amp;quot;(duty), &amp;quot;군주&amp;quot;(lord), &amp;quot;정성껏 섬기다&amp;quot;(due) 등의 단어들은 여성으로서의 한계와 그녀의 내부 깊숙이 스며든 남성에 대한 복종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데스데모나 자신이 스스로 남성에 대한 복종을 아무런 의식 없이 받아들인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그녀는 남성과의 관계에서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딸로, 남편의 아내로만 존재하면서 정체성을 소멸시킨다. 데스데모나는 아버지와 남편에 대한 &amp;quot;의무&amp;quot;를 언급하면서 정작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자신에 대한 &amp;quot;의무&amp;quot;는 소홀히 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Greene 25-27). 모든 문제의 해결의 시초는 항상 자기 자신이다. 데스데모나의 이러한 자기 인식은 스스로 남성과의 관계에서 여성의 정체성에 변혁의 가능성을 말소시킨다. 그러나 여성 정체성의 소멸을 데스데모나의 탓으로만 돌릴 것인가?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의 딸로, 결혼 후에는 남편의 아내로, 자식이 장성하면 아들의 어머니로 존재해야하는 여성의 정체성, 즉 삼종지도(三從之道)의 덕을 강요하는 남성의 목소리는 이 작품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를 위반하면 이는 가부장제에 대한 도전과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몇 몇의 희극 작품을 제외하고는 필연적으로 여성 인물의 파멸을 초래한다. &lt;br&gt;래널드(Ranald)는 르네상스 시대의 설교문이나 민요, 법전, 결혼 관련 보고서에 비추어 데스데모나의 행동을 재해석할 것을 주장했는데, 이러한 자료들은 모두 남편에 대한 아내로서의 복종, 결혼에 있어서의 부모의 허락, 여성의 정조, 그리고 아내가 갖추어야 할 사려분별력과 미덕을 강조한다(151). 데스데모나는 이러한 관례를 여러 차례 위반한다. 먼저 그녀의 비밀결혼에서, 그리고 오셀로의 허락 없이 캐시오를 초대한 것에서, 그리고 오셀로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시오를 대변하는 것에서, 그리고 남편의 공적인 일에 관여할 때이다. 당대의 관례에서 볼 때, 데스데모나의 이러한 행동은 허용되기 어려운 행동이고, 이는 나아가 자신의 죽음을 초래하는데 관여하게 된다. 초반부 데스데모나의 적극적 행동은 그 당시 결혼 관행으로부터 일탈한 행동이며, 캐시오의 복직이라는 공적인 일에 대한 적극적인 관여도 당대의 관행에서는 허용되기 어려운 행동이어서 오셀로는 더욱 쉽게 이아고의 말을 믿게 된다. &lt;br&gt;초반부에 드러난 데스데모나의 행동은 가부장제의 관점으로부터 일탈한 행동임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의 뜻을 거역했다고 해서 딸을 저주하고 혐오하는 브러밴쇼의 태도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을 수 있는 것일까? 먼저 딸의 비밀 결혼에 대한 아버지 브러밴쇼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하자. 1막 3장에서 데스데모나의 아버지 브러밴쇼는 딸이 무어인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지금까지 브러밴쇼의 뇌리에 박힌 이미지는 수줍어하고, 마음의 동요만 일어도 얼굴을 붉히고, 순종적인 딸의 모습이며, 이는 또한 당대의 거의 모든 아버지가 기대하던 딸의 모습이다. 그러나 데스데모나는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아버지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인종과 나이와 사회적 신분을 무시하고 무어인 오델로와 전격적으로 결혼한다. 더군다나 그 시대는 &amp;quot;잡혼(雜婚)에 대한 두려움, 특히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결합에 대한 백인 남성들의 두려움&amp;quot;과 이에 대한 혐오가 일반적인 시대였고(Newman &amp;quot;And Wash the Ethiop&amp;quot; 144), 결혼에 있어서의 아버지의 허락이 필수적이었던 시대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데스데모나의 비밀 결혼은 브러밴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불복종이며 당대의 관행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lt;br&gt;데스데모나의 결혼 소식을 듣자 브러밴쇼는 격분하여 딸이 그에게는 &amp;quot;죽은 것이나 다름없다&amp;quot;(1. 3. 59)고 말하지만, 딸의 결혼이 돌이킬 수 없는 사실임을 알고 오셀로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lt;br&gt;&lt;br&gt;&lt;br&gt;이리 오시오, 무어 장군. &lt;br&gt;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내 딸년을 그대에게 주겠소. &lt;br&gt;그대가 그 아이를 이미 손에 넣은 것이 아니라면, &lt;br&gt;진심으로 그대에게 딸년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오. 내 소중한 것, &lt;br&gt;너 때문에 다른 자식이 없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게 되었구나. (1. 3. 190-94) &lt;br&gt;&lt;br&gt;브러밴쇼에게 딸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그 무엇이고, 다른 사람이 손에 넣을 수 있는 그 무엇이다. 이 대사는 여성이 남성들 간의 교환의 대상이고, 딸에 대한 아버지의 소유권이 남편의 손으로 이전되던 당대의 관행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Stone 38, 136). 더욱 더 문제는 가부장제의 관행을 위반했다고 해서 아버지가 딸에게 퍼붓는 저주이다. 그는 오셀로에게 &amp;quot;무어, 눈이 멀지 않았거든 내 딸을 잘 지켜보게. 아비를 속인 년이 남편인들 속이지 못하겠는가?&amp;quot;(1. 3. 288-89)라는 저주의 말을 퍼붓는데, 아마 이러한 발언은 바로 당대 가부장제의 여성혐오적 발언 중에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러밴쇼는 데스데모나의 아버지로서가 아니라 남성으로서 같은 남성 오델로에게 충고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이와 같은 브러밴쇼의 발언은 바로 당시 가부장 하에서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시각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lt;br&gt;{오셀로}의 등장인물들 중에서 이아고는 가장 극단적인 여성혐오주의자로 등장하며, 여성을 가장 심하게 비난하고 비하하는 인물이다. 여성에 대한 그의 거의 모든 대사는 편견과 조롱으로 가득 차 있으며, 2막 1장의 이아고의 대사에는 여성혐오담론이 압축되어 있다. 데스데모나와 에밀리어가 사이프러스(Cyprus)에 도착했을 때, 캐시오는 데스데모나에 대해 극단적으로 과장된 찬사를 바치고, 이아고의 아내 에밀리어(Emilia)에게 키스한다. 이 때, 이아고는 자신의 아내를 침실에서 끊임없이 &amp;quot;혓바닥을 놀려대는&amp;quot; 말괄량이로 비난하고, 여성혐오적 발언을 다음과 같이 계속한다. &lt;br&gt;&lt;br&gt;여자들이란 밖에 나오면 그림 속의 요조숙녀요, 거실에선 깨진 종소리요, 부엌에선 삵쾡이지. 나쁜 짓을 하면서도 성자 같은 얼굴을 하고, 성이 나면 악마가 되고, 살림살이에는 게으르면서, 이불 속에선 바지런을 떠는 여편네가 되지. (2. 1. 108-11) &lt;br&gt;&lt;br&gt;&lt;br&gt;이아고의 이 말이 여성에 대한 욕이고 모함이라고 데스데모나가 항의하자, 이아고는 &amp;quot;여자란 자리에서 일어나면 놀고, 잠자리에 들면 부지런히 일을 한다&amp;quot;(2. 1. 114)고 말을 하면서 여성에 대한 조롱을 멈추지 않는다. 이아고에 따르면 여성들은 무익한 존재이고, 수다스럽고, 게으르고, 음탕하다(Wayne 161). 여성에 대한 이아고의 이런 비난은 당시 널리 알려진 공격이었고, 당대의 다음 속담 내용을 반영한다. &amp;quot;여성은 교회에서는 성자이고, 밖에서는 천사이며, 집안에서는 악마이다&amp;quot; (Tilley W702). &lt;br&gt;2막 1장에서 진행되는 데스데모나의 질문과 이아고의 답변에는 여성혐오적 대사가 계속 반복된다. 데스데모나가 자신을 어떻게 칭찬할 것인지를 이아고에게 묻자, 이아고는 &amp;quot;여자가 만약 아름답고 현명하며, 재색(才色)을 겸비하고 있으면,/ 아름다움은 써먹어야 하고, 재주는 그것을 이용하는 법&amp;quot;이라고 말한다(2. 1. 128-29). 이 말에 데스데모나가 &amp;quot;못생기고 재주가 없는 여자&amp;quot;는 어떡하느냐고 묻자, 이아고는 &amp;quot;아무리 못생기고 바보인 여자라도/ 아름답고 현명한 여자들이 하는 추잡한 짓거리를 하지 않는 여자는 없다&amp;quot;고 대답한다. 이아고는 이 극의 다른 남성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을 개별적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동일한 존재로 간주한다(Neely 217). 이아고에게는 어떤 여성도 부정적으로 비칠 뿐이고, 아름다운 여자이든 추한 여자이든, 현명한 여자든 바보 같은 여자든 모두 음탕한 존재들이고 &amp;#39;창녀&amp;#39;이다. 데스데모나는 이런 &amp;#39;지독한 찬사&amp;#39;를 &amp;#39;선술집에서 바보나 웃기는 진부하고 낡아빠진 횡설수설&amp;#39;(2. 1. 136-37)로서 간단히 처리해 버리지만, 이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비하하고, 여성들을 창녀로 비난하는 야비한 형태의 여성차별이다(Wayne 163). 데스데모나가 &amp;quot;진정으로 칭찬받아 마땅한 여인에 대해 어떻게 칭찬하겠느냐?(2. 1. 141)&amp;quot;고 묻자 이아고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lt;br&gt;&lt;br&gt;아름다우면서도 교만하지 않고, &lt;br&gt;구변이 좋지만 크게 떠벌리지 않고, &lt;br&gt;돈이 많으면서도 사치하지 않고, &lt;br&gt;욕망을 멀리 하면서도, &amp;#39;그럴 수도 있지만&amp;#39; 하는 여자. &lt;br&gt;화가 나지만 복수하지 않고, &lt;br&gt;입은 해를 참고 견디며, 원한을 인내할 수 있는 여자. &lt;br&gt;대구 대가리를 연어 꽁지와 바꿀 만큼 &lt;br&gt;분별력이 없지는 않는 여자. &lt;br&gt;생각이 깊어 결코 속마음은 털어놓지 않고, &lt;br&gt;꽁무니를 따라 다니는 사내들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여자. &lt;br&gt;그런 여자야말로 칭찬 받을 여자죠. 그런 여자가 있다면 . . . (2. 1. 145-55) &lt;br&gt;&lt;br&gt;데스데모나가 그런 여자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자 이아고는 &amp;#39;멍청한 자식새끼에게 젖이나 빨리고 가계부나 쓰는 일&amp;#39;이라고 답한다(2. 1. 157). 즉 여성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이 육아와 가사 일이라는 것이다. 이아고가 열거하는 칭찬 받을 수 있는 여성의 목록에는 6개의 &amp;#39;하지 말아야 할 것&amp;#39;(never)이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여성의 미덕이 주로 제한된 범위에서 행동할 때 드러나고 있음을 시사한다(Wayne 164). 이아고가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그 자신이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부에 위치한 인물은 아니다. 그는 가부장제나 악의 전형이 아니라 웨인이 지적한 바와 같이 영국 르네상스 문화에 있어서 주변담론, 즉 지배담론과 불안정한 관계에 있거나 그 담론을 조작하는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는 인물이다(154). 이아고는 데스데모나의 육체 위에 여성혐오 담론이란 텍스트를 아로새기고 있는 인물이다. 이아고는 음탕하지 않는 여자야말로 칭찬 받아 마땅한 여자지만 그런 여자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적어도 그의 눈에는 베니스의 모든 여성들은 음탕하다. &lt;br&gt;이아고는 또한 로더리고(Roderigo)에게 데스데모나가 오셀로와 &amp;quot;재미를 본 뒤에 정욕이 식으면 다시 불길을 일으켜 새로 욕정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얼굴도 잘생기고, 젊고 거동과 풍채가 멋진 자가 필요&amp;quot;할 것이라고 말한다(2. 1. 216-19). 이아고는 &amp;quot;부인을 조심하라&amp;quot;고 오셀로에게 말한 뒤, 그의 아내 에밀리어와 데스데모나를 포함한 모든 베니스 여성들이 음란하지만 이를 &amp;quot;남편에게 감쪽같이 숨기고&amp;quot; &amp;quot;눈 가리고 아웅하는&amp;quot; 타락한 존재라고 말한다(3. 3. 202-06). 상상이긴 하지만 이아고는 그의 아내 에밀리어도 오델로와 성적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스탈리브래스는 이 극의 많은 남성 등장인물들이 여성혐오 담론을 구사하면서 여성들을 획일적 집단으로 몰아 넣고 여성들에 관한 불신과 증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Stallybrass 135-36, 139), 어떤 여자도 성적으로 타락해 있다고 간주하는 이아고는 바로 전 여성을 일반화시키고 타락한 존재로 격하시키는 담론을 구사하는 인물이다. 여성의 육체 위에 여성혐오 담론을 새겨 넣는다는 관점에서 이아고와 오셀로는 분리된 인물이 아니다. 이아고는 바로 오셀로가 심리적 영역에서 부인할 수 없는 자신의 &amp;quot;어두운 측면&amp;quot;을 대변한다(Bodkin 245). &lt;br&gt;이아고의 여성혐오 담론은 또한 오셀로에게 이전되어 나타난다. 이아고는 경탄할만한 수사법을 구사하면서 오셀로를 자극한다. 때로는 강하게 항변하면서, 때로는 사실을 조작하면서, 때로는 맹세를 하면서 데스데모나와 캐시오를 중상모략한다. 근본적으로 성에 대해 냉소적인 이아고는 오셀로에게 &amp;quot;멍청한 구경꾼처럼 입을 헤벌리고 보시겠단 말씀입니까?/ 캐시오 녀석이 부인을 올라타고 할딱거리는 걸 말입니다&amp;quot;(3. 3. 396-97)라고 말하면서 그를 자극한다. 그의 자극적인 말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lt;br&gt;&lt;br&gt;정사를 벌이는 현장을 보시겠다는 것은 안될 말씀입니다. &lt;br&gt;설사 두 사람이 염소처럼 색에 강하고, 원숭이처럼 음탕하고, &lt;br&gt;발정한 늑대처럼 음란하고, &lt;br&gt;술에 취한 바보처럼 멍청한 자라도 말입니다. (3. 3. 403-06) &lt;br&gt;&lt;br&gt;이아고는 캐시오의 거짓 꿈 이야기를 오델로가 믿게 만들어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확신하도록 조종하고, 오셀로에게 끊임없이 베니스의 모든 여자가 창녀라는 점을 주입시켜, 마침내 오셀로는 이아고의 부정직한 모든 말을 신뢰하기에 이른다. 이아고의 여성혐오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성격으로부터 유발된 것이다. 모든 것을 비뚤게 보고, 모든 인간을 천하게 보는 이아고는 자신의 계략을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실천하기 위해 베니스의 모든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셀로의 여성혐오는 이아고의 경우와는 다르다. 그의 여성혐오는 데스데모나에 대한 그의 소유욕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강한 애착을 가진 대상을 소유할 수 없을 경우 자신의 자존심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대상을 더욱 혐오하는 경우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lt;br&gt;1막 3장에서 오셀로는 전쟁터에 데스데모나와 같이 있다고 해서 &amp;quot;막중한 국사를 소홀히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amp;quot;이고, 사랑에 빠져 군인으로서의 본분을 어긴다면 자신의 &amp;quot;투구를 아낙에게 주어 냄비 대용으로 쓰게 해도 좋다&amp;quot;고 하면서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공언한다(1. 3. 262-68). 여기서 남성으로서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중시하는 오델로에게 성(性)은 부차적인 것이고 군인의 명예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박한 것이다(Neely 216).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이아고의 독에 주입된 오셀로는 여성의 육체에 너무나 집착한다. 그에게 여성의 순결은 하나의 강박 관념이고, 그의 남성으로서의 명예가 달려 있는 중요한 기표이다. 오셀로는 &amp;quot;아내의 정절에 이 목숨을 걸겠다&amp;quot;고 말하고 단지 이아고에 의해 주어지는 간통의 가능성만으로도 무너지게 된다. 이아고는 데스데모나를 오셀로를 자극하기 위한 미끼로 사용할 뿐 궁극적인 파멸의 대상은 오셀로이고, 데스데모나의 죽음은 이아고의 증오심에 의한 부산물이 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이아고 자신이 모든 여성을 음탕하고 사악한 존재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데스데모나 역시 이아고의 표적이다. 이아고의 유혹에 빠진 이후 오셀로는 이아고의 말투를 빌어 말하기 시작한다. 그의 대사는 더 이상 당당하지 못하고 격정에 차 있으며 혼란스럽다(Vaughan 88). &lt;br&gt;4막 2장은 데스데모나의 육체에 극단적으로 집착하고 있는 오셀로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는 먼저 오장이진 남편으로 세상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lt;br&gt;&lt;br&gt;내 마음을 소중하게 간직해 둔 그곳. &lt;br&gt;내가 살고 죽는 것도 거기에 달려 있어. &lt;br&gt;내 생명의 물줄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마르는 것도 &lt;br&gt;그 샘에 달려 있어. 그런데 내가 그 샘으로부터 추방당하다니! &lt;br&gt;그 샘을 음란한 두꺼비들이 알을 까는 &lt;br&gt;더러운 웅덩이로 만들어 버리다니! (4. 2. 56-61) &lt;br&gt;&lt;br&gt;오셀로는 여기서 생명의 물줄기가 흘러나온다고 생각하는 데스데모나의 &amp;#39;거기&amp;#39;(there)에 너무나 집착한다. 오셀로에게 &amp;quot;여성의 자궁은 생명의 물&amp;quot;로 그의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이고, 이로부터 버림받는 것은 갈증으로 죽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여성의 자궁은 생명의 물을 제공하는 장소인 동시에 천한 피조물들이 알을 까는 장소로서의 이미지를 유발하는데, 이는 &amp;quot;특권을 부여받은 소유권의 장소이거나, 짐승을 낳는 비속한 웅덩이&amp;quot; 둘 중의 하나이다(Wayne 169). 남편인 자신만이 소유 가능한 그곳을 온갖 잡놈들과 공동으로 소유한다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오셀로만이 남편으로서의 배타적 소유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내의 순결에 대한 집착은 자연스럽게 소유의식과 연결되고, &amp;quot;남편의 명예가 아내의 순결&amp;quot;에 달려 있는 것처럼 반응하는 오셀로는 바로 여성의 정조 파기에 대한 르네상스 시대 남성들의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Kahn 121-22). &lt;br&gt;부정한 데스데모나의 육체가 천한 피조물들이 알을 까는 장소라고 생각한 오셀로는 데스데모나가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lt;br&gt;오, 이 새하얀 종이는, 이 더없이 아름다운 책자는, &lt;br&gt;그 위에 &amp;#39;갈보&amp;#39;(whore)라고 쓰기 위해 만들어졌단 말인가? &lt;br&gt;무슨 죄를 범했느냐고? 죄를 범했고 말고! &lt;br&gt;이 천하의 매춘부(public commoner)! 네 행실을 입 밖에 내기만 해도, &lt;br&gt;나의 두 뺨은 용광로의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lt;br&gt;수치심도 깡그리 타버려 재가 되 버리지. 무슨 죄를 범했느냐고? &lt;br&gt;하늘도 코를 틀어막고, 달도 눈을 감게 될 것이다. &lt;br&gt;닥치는 대로 입 맞추는 음란한 바람조차도 &lt;br&gt;대지의 깊은 굴 속으로 은신하여 &lt;br&gt;숨을 죽이고 귀를 막을 것이다. 무슨 죄를 범했느냐고? &lt;br&gt;뻔뻔스런 매춘부(impudent strumpet) 같으니라고! (4. 2. 70-80) &lt;br&gt;&lt;br&gt;오셀로는 이아고가 꾸며낸 아내의 가상적 부정을 기정의 사실로 받아들여, &amp;quot;자신의 정절을 믿어 달라&amp;quot;는 데스데모나를 믿지 않는다. 자신의 아내 말보다 이아고의 말을 더 신뢰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의 가상적 간통을 두고 그녀를 묘사하는 단어들, 즉 &amp;#39;갈보&amp;#39;, &amp;#39;천하의 매춘부&amp;#39;, &amp;#39;뻔뻔스런 매춘부&amp;#39; 등의 단어들에는 오셀로의 여성혐오가 집약되어 있다.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의 육체를 &amp;#39;책&amp;#39; 또는 &amp;#39;새하얀 종이&amp;#39;로 비유하고, 그녀의 간통으로 인해 &amp;#39;갈보&amp;#39;라는 말이 거기에 쓰여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데스데모나는 실제로 아무 것도 적은 것이 없으며, 아무런 부정도 저지르지 않았다. 웨인의 지적처럼 데스데모나의 육체라는 책자 위에 여성차별주의자 담론을 적고 있는 사람은 바로 오셀로 자신이다(169). 자신을 믿어달라는 데스데모나에게 오셀로는 &amp;quot;베니스의 간교한 창녀(cunning whore of Venice. 4. 2. 88)&amp;quot;라고 말하면서 계속해서 폭언을 구사한다. 이아고와 마찬가지로 오셀로도 베니스의 모든 여자는 창녀라고 생각하며, 데스데모나도 베니스의 다른 음탕한 여자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lt;br&gt;데스데모나는 자신의 육체에 새겨진 &amp;quot;갈보&amp;quot;나 &amp;quot;창녀&amp;quot;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지 못한다. 즉 그녀는 자신의 육체로부터 &amp;quot;갈보&amp;quot;라는 언어를 분리해 낼 수 없는 여성이다(Wayne 170). 오셀로로부터 &amp;quot;갈보&amp;quot;와 &amp;quot;매춘부&amp;quot;라는 비난이 주어질 때, 데스데모나는 강하게 저항하지 않고, 대신 그녀는 그가 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amp;quot;내가 이런 취급을 받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도대체 내가 어떻게 처신을 했기에 . . . 저토록 꼬치꼬치 따지고 꾸짖는 것일까?&amp;quot;(4. 2. 106-8). 데스데모나는 후반부에 이르자 초반부에서 아버지에게 대항하던 적극적 여성이 아니라 가부장제 아래 주어진 자신의 정체성에 순응하는 수동적 여성으로 등장한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여성혐오 담론에 대한 데스데모나의 이러한 소극적 반응은 더욱 더 그러한 담론이 여성의 육체에 아로새겨지도록 방치하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이 여성들은 남성들의 여성혐오 담론에 따라 자신들의 정체성과는 달리 정의되고, 남성에 대항하여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다. 그러나 여성의 육체에 새겨지는 여성혐오 담론은 곧 &amp;quot;여성의 정조 파기에 대한 남성들의 두려움의 투사&amp;quot;이고(Greene 28), 이러한 두려움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보다 강력한 소유의식을 유발한다. &lt;br&gt;&lt;br&gt;&lt;br&gt;Ⅳ &lt;br&gt;여성 혐오와 더불어 여성에 대한 남성들의 의식 가운데 가장 부정적인 속성 중의 하나는 소유의식이다. 남성에게 여성은 그와 동등한 인간이 아니라 남성이 소유할 수 있고 교환 할 수도 있는 &amp;#39;것&amp;#39;이다. 브러밴쇼는 &amp;quot;딸년을 ... 도둑맞았다(stol&amp;#39;n)&amp;quot;(1.3.60)고 말하는데, 이는 여성이 남성의 교환 대상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념에서 보자면 데스데모나의 결혼은 브러밴쇼가 소유하고 있던 것을 오셀로가 도둑질해 간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오델로는 3막 3장에서 데스데모나를 &amp;quot;길들일 수 없는 매(haggard)&amp;quot;라고 생각하고, &amp;quot;자신을 구하는 길은 그녀를 증오하는 것 뿐&amp;quot;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음과 같은 독백을 읊조린다. &lt;br&gt;&lt;br&gt;아 저주스런 결혼이여. &lt;br&gt;아름다운 여자를 제 것이라고 큰소리 치지만 &lt;br&gt;그 정욕까지 제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단 말인가! &lt;br&gt;사랑하는 여자를 남의 손아귀에 두고, &lt;br&gt;자신은 두꺼비가 되어 한 귀퉁이만을 지키며 처량하게 사느니, &lt;br&gt;차라리 토굴 속에서 습기나 마시며 사는 것이 낫겠다. (3. 3. 270-76) &lt;br&gt;&lt;br&gt;여기서 &amp;quot;제 것&amp;quot;(ours), &amp;quot;남의 손아귀에 두고(others&amp;#39; uses)&amp;quot;란 용어 구사는 오셀로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성의 성에 대해 남편은 배타적인 소유권을 갖게 되고, 이 원칙의 위반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위협으로 존재하고 항상 비난과 통제의 대상이 된다. 오셀로는 계속해서 이아고에게 &amp;quot;도둑을 맞아도(robb&amp;#39;d) 당사자가 도둑 맞은(stol&amp;#39;n) 걸 모르고 있으면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 모르면 도둑맞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니까&amp;quot;(3. 3. 343-44)라고 말한다. 오셀로의 &amp;#39;것&amp;#39;인 데스데모나를 &amp;#39;남&amp;#39;이 &amp;#39;도둑질&amp;#39;한다는 의식은 여성의 육체에 대한 오셀로의 소유의식을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데스데모나는 정체성을 가진 한 인간이 아니라, 남성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물건(thing)이며, 매처럼 길들여지는 존재이다. 그녀는 오셀로에게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소유의 대상이다.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amp;#39;도둑질&amp;#39;하였지만, 그녀에 대한 소유권을 영원히 지속할 수 없고, 남이 &amp;#39;도둑질&amp;#39;해 갈까봐 항상 불안하다. 그리하여 불안한 오셀로는 이아고의 덫에 쉽게 걸려들어 데스데모나의 정조를 의심하고 마침내 걷잡을 수 없는 질투에 빠지게 된다. &lt;br&gt;소유의식과 질투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질투와 소유의식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질투는 주로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대상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오셀로는 결혼으로 인해 그의 소유물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데스데모나를 자신의 부하 캐시오가 가로챘다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 그의 질투와 분노는 점점 더 격렬해진다. 3막 3장의 오셀로의 대사는 오장이진 남편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받게 될 치욕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사이고, 사랑보다는 남성으로서의 명예를 더 중시하는 오셀로의 자세를 보여주는 대사이다. 질투에 사로잡힌 오셀로는 격렬한 언어를 구사한다. 데스데모나에 대한 오델로의 폭력은 대체로 언어를 통해 표출되며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그의 언어는 점점 거칠어진다. 3막 3장에서 손수건의 분실 이후 그는 데스데모나를 수없이 &amp;quot;음탕한 여자&amp;quot;, &amp;quot;천하의 죽일 년&amp;quot;, &amp;quot;천하의 매춘부&amp;quot;, &amp;quot;베니스의 간교한 창녀&amp;quot;, &amp;quot;갈보&amp;quot;라고 부르면서 온갖 욕설과 모욕을 퍼붓는다. 심지어 4막 1장에서는 로도비코(Rodovico)가 보는 앞에서 그녀를 때리게 된다. &lt;br&gt;오셀로의 여성혐오와 비난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해 주는 것이 손수건의 분실일 것이다. 3막 3장에서 데스데모나가 머리가 아프다는 오셀로에게 다가가 이마를 손수건으로 매어주려 할 때 오셀로는 이를 밀치고 데스데모나는 손수건을 떨어뜨린다. 에밀리어는 이 손수건을 주워 이아고에게 전달하게 되고, 이후 데스데모나에 대한 소유권은 상징적으로 이아고에게 넘어가 버린다. 이아고는 오셀로에게 이 손수건을 데스데모나의 부정의 증거로 제시하면서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양자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손수건의 분실은 질투와 소유의식에 사로잡힌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의 부정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하여 이후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에게 극단적인 여성혐오적 발언을 퍼붓는다(Neely 229-30). 손수건의 분실 전 이미 이아고의 계획은 시작되었고 오셀로에게 질투라는 독이 주입되었지만, 이아고의 손에 들어온 손수건은 오셀로의 질투를 더욱 더 부추겨 파멸에 이르게 하는데 대단히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아고는 손수건을 캐시오의 숙소에 떨어뜨려 캐시오가 손수건을 줍도록 계획하고 자신만만하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lt;br&gt;&lt;br&gt;공기같이 가벼운 물건도 질투에 사로잡힌 자에게는 &lt;br&gt;성서만큼이나 강력한 효력을 지닌 증거가 될 수 있지. &lt;br&gt;이 손수건이 한몫을 해낼 거야. &lt;br&gt;무어 놈은 벌써, 내가 주입한 독약에 마음이 변하고 있어. &lt;br&gt;위험한 억측은 그 자체가 독약이라고 할 수 있지. (3. 3. 323-27) &lt;br&gt;&lt;br&gt;이 극이 급속하게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지점이 바로 데스데모나의 가상적 부정에 대한 증거로 작용하는 손수건을 분실한 지점이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오셀로에게 손수건의 분실은 강력한 효력을 발생한다. 손수건은 상징적으로 여성이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 마력을 지닌 상징물이며, 정조를 평가하는 잣대로 작용한다. 그리하여 데스데모나가 손수건을 잃어버렸을 때 그녀는 자신이 정숙하다는 것을 나타낼 수단을 상실한다(Wayne 170-72). 또한 손수건은 이 손 저 손을 거치면서 남성에 손에게 소유되고 통제되는 여성의 육체를 상징한다. 그리하여 손수건은 남성의 소유의식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순결에 대한 남성의 과도한 집착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작용하게 된다. 당대의 문화에서 여성 최대의 미덕은 정조를 유지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남성을 끄는 마력으로 작용하였고 그 반대는 여성 혐오를 유발하는 가장 큰 악덕으로 작용했다. 부스(Linda Boose)는 오델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준 딸기무늬 수놓인 손수건은 &amp;quot;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델로와 데스데모나의 신방 침대보의 축소판&amp;quot;으로 여성의 처녀성을 확인하는 상징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한다(363). 아내의 순결을 자신의 명예의 증표로 여겼던 오델로가 그렇게 손수건에 집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캐시오가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오셀로에게는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의미한다. 데스데모나가 순결을 상실한 것이 아니었지만, 손수건의 상실은 상징적인 차원에서 순결의 상실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셀로의 여성 혐오는 극에 달하고 손수건의 분실 이후 극은 급속히 파국으로 치닫는다. &lt;br&gt;4막 2장에서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의 &amp;quot;샘&amp;quot;으로부터 추방당한 사실에 분노를 느끼면서, &amp;quot;그 샘을 음란한 두꺼비들이 알을 까는/ 더러운 웅덩이&amp;quot;(4. 2. 60-61)가 되었다고 흥분한다. 또한 그는 오장이진 남편으로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참을 수가 없다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amp;quot;아, 비참하구나. 내가 영원히 세상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끊임없이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다니&amp;quot;(4.2.52-54). 스노(E. A. Snow)에 따르면 여성의 성욕을 사악한 것으로 간주하고 자신을 오장이진 남편으로 간주하는 오셀로는 억압된 성적 죄의식을 보여주는 인물인 동시에 성행위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하여 오셀로의 초자아는 데스데모나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성적 충동을 해소하고 죄의식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시도한다(393-96). 심리적 관점에서 볼 때, 데스데모나에 대한 오셀로의 폭력은 억눌려져 있던 격정을 해소하기 위한 절망적인 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 성적 질투심이 데스데모나를 살해한 동기가 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살해의 주요 동기는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lt;br&gt;데스데모나의 &amp;#39;가상적&amp;#39; 불륜을 끊임없이 비난하고, 그녀를 두고 &amp;#39;창녀&amp;#39; 혹은 &amp;#39;갈보&amp;#39;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던 오셀로는 마침내 여성의 정조 파기를 단죄하는 심판자의 태도를 취하게 된다. 5막 2장에서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죽이기 직전 다음과 같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데, 이는 그의 소유의식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lt;br&gt;&lt;br&gt;하지만 살려둘 수 없는 일. &lt;br&gt;살려두면 또 다른 남자들을 배신할 것인 즉. &lt;br&gt;. . . &lt;br&gt;장미는 한번 꺾이면 영영 살아날길 없고, 시들어 버리지. &lt;br&gt;가지에 매달려 있을 때 향기를 맡아보자. (키스한다) &lt;br&gt;아, 향기로운 숨결, 정의의 신도 이 향기를 맡는다면 &lt;br&gt;칼을 부러뜨리고 싶을 것이다. 한번만 더 입을 맞추자! &lt;br&gt;죽은 다음에도 제발 이대로 있어다오. &lt;br&gt;내 널 죽이지만, 영원히 사랑하리니. 죽어서도 이대로 있어다오. &lt;br&gt;한번만 더, 이게 마지막이다. &lt;br&gt;이처럼 아름다운 것이 그토록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다니! &lt;br&gt;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구나! &lt;br&gt;그러나 이는 잔인한 눈물. 이는 하늘의 슬픔이다. &lt;br&gt;사랑하기 때문에 벌을 주는 신의 채찍이다. (5. 2. 6-22) &lt;br&gt;여기서 오셀로는 자신을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재판관으로, 데스데모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신으로 생각하는 오만성을 드러내며, 그의 극단적인 소유의식은 마침내 데스데모나를 교살하기에 이른다. 그의 말처럼 &amp;quot;장미는 한번 꺾이면 영영 살아 날길 없다.&amp;quot; 식물이나 아름다운 꽃은 그 뿌리를 땅에 내리고 있을 때 그 생명이 유지되는 법이다. 데스데모나를 죽이는 오셀로의 행위는 바로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그 생명력을 영위해야 하는 장미를 꺾어 자신의 화병에만 담아 놓겠다는 행동이다. &amp;quot;죽어서도 이대로 있어다오&amp;quot;라는 오셀로의 대사는 그의 이기심과 소유의식을 잘 드러내는 대사일 것이다. 질투는 소유의 욕망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파괴의 욕망을 불러일으켜 데스데모나의 교살이란 결과를 자아내게 된다. 그러면서도 오셀로는 사랑하기 때문에 죽인다는 말도 되지 않는 논리로 자신을 합리화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행동을 죄인에게 벌을 내리는 &amp;quot;신의 채찍&amp;quot;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모두 오셀로의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오만성을 잘 드러내는 구절들이다. &lt;br&gt;에밀리어는 질투가 많은 사람은 &amp;quot;근거가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다. 질투하기 때문에 질투할 뿐이다. 질투라는 것은 스스로 잉태되어 저절로 생겨나는 괴물&amp;quot;(3. 4. 154-56)이라고 말한다. 이아고의 자극으로 유발되긴 하지만 오셀로를 뒤덮은 질투라는 감정은 외부의 자극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지나친 격정에서 생겨난다. 질투라는 격렬한 감정은 마음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오셀로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 또한 역도 성립한다. 검고 나이 많은 남성으로서의 열등감과 아름답고 젊은 백인 아내에 대한 불안은 오셀로의 소유의식을 가중시키고, 그 소유의식은 또한 질투라는 격렬한 감정을 낳게 된다. 오셀로의 경우, 열등감과 질투와 소유의식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난다. 이아고의 독이 주입되어 격정에 사로잡힌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에 관한 한 무엇이든 의심하게 된다. 이후 데스데모나의 행동은 단지 남편의 의심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질투에 찬 오셀로는 &amp;quot;그년을 토막내고 싶다. 날 오장이진 남편으로 만들다니!&amp;quot;(4. 1. 188)라는 극단적인 대사를 토해낸다. 그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남성으로서의 명예라는 것을 드러내는 말일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길은 데스데모나를 죽이는 것이고, 그의 불안을 궁극적으로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를 죽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진심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다. 그에겐 사랑보다는 남성으로서의 명예가 더 소중했던 것이다. &lt;br&gt;Ⅴ &lt;br&gt;여성을 혐오하면서 여성을 자신만의 소유로 하려는 의식은 대단히 이율배반적이다. 혐오하는 대상을 갈구한다는 언어적 모순을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관계는 한 대상을 두고 양립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의식이 부딪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율배반적인 심리가 결코 이해될 수 없는 심리는 아니다. 오셀로의 여성 혐오는 자신만의 소유로 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데스데모나라는 존재는 오셀로에게만 속해 있지 않고 그녀의 가상적 성욕과 불륜은 끊임없이 오셀로를 괴롭히고 불안하게 한다. 더군다나 그녀는 젊고, 아름다운 백인 귀족 여성이며, 오셀로는 늙고, 검은 피부를 가진 베니스 사회의 이방인이다. 그러므로 데스데모나에 대한 오셀로의 열등감과 불안을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lt;br&gt;이 작품이 쓰여졌던 시대에 남성에 대한 여성의 종속을 강요하는 가부장제는 지배담론으로 군림하고 있었지만, 여성혐오담론은 지배담론이 아니라 잔여담론으로 존재하고 있었다(Wayne 154). 여성혐오가 일부 남아 있었지만 일반화되어 전체 사회에 널리 유포된 담론은 아니라는 말이다. 셰익스피어가 당대의 가부장적 전통과 여성혐오담론에 동조했을까? 여성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사고 역시 당대의 지배담론으로 작용하였던 가부장제와 무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속했던 문화는 남성의 지배와 여성의 종속을 당연시했던 가부장제 문화였기 때문에 셰익스피어라는 남성 주체 역시 당대 가부장의 소산물이다. 그러나 가부장제를 비판 없이 수용했던 당대의 다른 사람들과 견주어 볼 때, 여성에 대한 그의 극적 재현이 반드시 보수적인 것만은 아니다. 셰익스피어는 여러 작품에서, 특히 희극에서, 재치 있는 여주인공들을 등장시켜 가부장제의 부정적 속성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셰익스피어는 극단적인 여성혐오담론을 구사하는 인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 &lt;br&gt;{오셀로}에서 극단적인 여성혐오담론을 구사하는 인물은 이아고와 오셀로이다. 이아고가 부정적 인물이라는 점에는 그리 큰 이견이 없지만, 오셀로에 대한 동정적 평가는 만만치 않다. 전통 비평에서는 {오셀로}의 비극을 &amp;#39;악의 화신&amp;#39;인 이아고의 탓으로 돌리면서 오셀로를 동정하고 영웅으로서의 그의 위대한 자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오셀로는 데스데모나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죽인다는 터무니없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의 비평적 논의, 특히 페미니스트 비평은 오셀로의 부정적 속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이기주의자며, 판단력이 마비된 인물이며, 비극의 주인공이 되기에는 자질이 부족한 인물이다. 이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에밀리어는 오셀로를 두고 바보천치, 얼뜨기, 무지막지한 인간이라고 비난하고, 어리석은 살인자이며 바보 천치 같은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와 같은 훌륭한 부인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외친다(5. 2. 231-32). 에밀리어의 몇몇 발언을 통해 남성 중심의 사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성옹호담론이 부상담론의 지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시적으로 강하게 표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이 작품에서 관객과 독자의 연민과 동정이 데스데모나라는 여성 인물에게 주어지도록 만든다. 나아가 오셀로라는 남성이 얼마나 우둔하며, 그의 판단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를 보여줌으로써, 그의 여성 혐오와 비난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가를 보여줌으로써, 남성의 사고의 부정적 속성을 드러낸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 인물 다섯 명 가운데 세 명은 살인을 하고 다섯 모두 우둔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사랑보다는 명예를 중시한다. 그들에게 사랑은 &amp;quot;고통&amp;quot;이고, 죽음은 &amp;quot;처방&amp;quot;이다(Neely 216). 주도권을 행사하던 남성들의 이러한 부정적 속성은 그들 자신을 그들이 타자로 배제하여 억압하는 여성의 존재보다 더 낳을게 없는 존재로 격하시킨다. 에밀리어는 이 극에서 가장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되어 왔고 오셀로에 대한 그녀의 최종적인 평가는 셰익스피어의 평가와도 무관하지 않다. 셰익스피어는 여성혐오담론에 동조하는 입장을 결코 취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여성혐오 담론이라는 잔여 담론을 증폭시켜 보여주면서 이 시대 남성의 부정적 속성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lt;br&gt;이 작품을 근거로 했을 때 여성혐오와 소유의식의 관계는 분명하다. 오셀로의 경우를 두고 볼 때, 여성혐오 심리가 먼저 생겨나고 소유의식이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 열등감으로부터 유발된 잠재적인 소유의식이 여성혐오 심리에 선행한다. 오셀로의 소유의식이 극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지점이 바로 데스데모나의 정절을 의심하고 여성혐오 담론을 구사하게 되는 지점 이 후부터라는 점은 이를 증명한다. 소유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불안은 그 대상에 대한 혐오를 낳게 되고 대상의 소멸이라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비극의 씨앗은 이아고나 데스데모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셀로 자신에게 있다. 자신에 대한 신뢰 회복은 타인에 대한 신뢰에 선결되는 문제이다. 베니스의 백인 사회에서 무어인으로 잠재적인 열등감에 사로잡힌 오셀로는 자신을 신뢰할 수 없었고, 이는 타인에 대한 불신과 질투로 이어진다. 자신과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불안감은 오셀로에게 강렬한 소유의식을 유발시키고 마침내 대상을 &amp;#39;영원히&amp;#39; 자신만의 것으로 하기 위해 데스데모나를 교살하기에 이른 것이다.&amp;nbsp;&amp;nbsp; &lt;br&gt;&lt;br&gt;&lt;br&gt;&lt;br&gt;[김종환] &lt;br&gt;&lt;br&gt;&lt;/font&gt;&lt;/td&gt;&lt;/tr&gt;&lt;/tbody&gt;&lt;/table&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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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1 Jan 2010 16:05:18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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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1 Jan 2010 16:01:4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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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야후 코리아 사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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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ef=&quot;http://kr.rd.yahoo.com/search/dictionary/header/menu/kor/all/*http://kr.dic.yahoo.com/search/kor/&quot;&gt;&lt;span&gt;국어사전&lt;/span&gt;&lt;/a&gt; &lt;li class=&quot;&quot;&gt;&lt;a class=&quot;m6&quot; href=&quot;http://kr.rd.yahoo.com/search/dictionary/header/menu/hanja/all/*http://kr.dic.yahoo.com/search/hanja/&quot;&gt;&lt;span&gt;한자사전&lt;/span&gt;&lt;/a&gt; &lt;li class=&quot;&quot;&gt;&lt;a class=&quot;m7&quot; href=&quot;http://kr.rd.yahoo.com/search/dictionary/header/menu/term/all/*http://kr.dic.yahoo.com/search/term/&quot;&gt;&lt;span&gt;용어사전&lt;/span&gt;&lt;/a&gt;&lt;/li&gt;&lt;/ul&gt;&lt;span class=&quot;vc&quot;&gt;&lt;a href=&quot;http://kr.rd.yahoo.com/search/dictionary/header/menu/wordbook/all/*http://kr.dic.yahoo.com/wordbook/&quot;&gt;&lt;span&gt;단어장&lt;/span&gt;&lt;/a&gt;&lt;/span&gt; &lt;/div&gt;&lt;!-- End:Header Block --&gt;&lt;/div&gt;&lt;div id=&quot;yBody&quot;&gt;&lt;div id=&quot;yMainblock&quot;&gt;&lt;!-- Begin:yMainblock --&gt;&lt;div class=&quot;&quot;&gt;&lt;div id=&quot;mds&quot;&gt;&lt;div class=&quot;cn&quot;&gt;&lt;dl class=&quot;d1&quot;&gt;&lt;dt&gt;&lt;a href=&quot;http://kr.dic.yahoo.com/search/eng/&quot;&gt;영어사전&lt;/a&gt;&lt;a href=&quot;http://kr.dic.yahoo.com/search/kor/&quot;&gt;국어사전&lt;/a&gt; &lt;dd&gt;&lt;span&gt;&lt;br&gt;&lt;div id=&quot;yContainer&quot;&gt;&lt;br&gt;&lt;div id=&quot;yHeader&quot;&gt;&lt;br&gt;&lt;!-- Begin:Header Block --&gt;&lt;br&gt;&lt;div id=&quot;uh&quot;&gt;&lt;br&gt;&lt;div class=&quot;mh&quot;&gt;&lt;p class=&quot;gnv&quot;&gt;&amp;nbsp;&lt;/p&gt;&lt;br&gt;&lt;h1&gt;&lt;a class=&quot;y&quot; href=&quot;http://kr.rd.yahoo.com/dic/yahoo/*http://kr.yahoo.com/&quot;&gt;&lt;span&gt;Yahoo!Korea&lt;/span&gt;&lt;/a&gt;&lt;a class=&quot;d&quot; href=&quot;http://kr.rd.yahoo.com/search/dictionary/header/input/total/*http://kr.dic.yahoo.com/&quot;&gt;&lt;span&gt;사전&lt;/span&gt;&lt;/a&gt;&lt;/h1&gt;&lt;br&gt;&lt;/div&gt;&lt;br&gt;&lt;br&gt;&lt;/div&gt;&lt;a href=&quot;http://kr.dic.yahoo.com/search/jpn/&quot;&gt;일어사전&lt;/a&gt;&amp;nbsp; &lt;span class=&quot;ji&quot;&gt;&lt;a id=&quot;JpImeSwitch&quot; href=&quot;###&quot;&gt;일본어입력기&lt;/a&gt;&lt;/span&gt; &lt;/div&gt;&lt;/div&gt;&lt;/span&gt;&lt;/dd&gt;&lt;dt&gt;&lt;a href=&quot;http://kr.dic.yahoo.com/search/hanja/&quot;&gt;한자사전&lt;/a&gt; &lt;dt&gt;&lt;a href=&quot;http://kr.dic.yahoo.com/search/enc/&quot;&gt;백과사전&lt;/a&gt; &lt;dt&gt;&lt;a href=&quot;http://kr.dic.yahoo.com/search/term/&quot;&gt;용어사전&lt;/a&gt; &lt;/dt&gt;&lt;/dt&gt;&lt;/dt&gt;&lt;!-- 입력기 --&gt;&lt;div class=&quot;mly jpi&quot; id=&quot;CommonJpIme&quot; style=&quot;DISPLAY:none;&quot;&gt;&lt;h3&gt;&lt;span id=&quot;ctnImeTabSelector&quot;&gt;&lt;a class=&quot;on&quot; href=&quot;#&quot;&gt;히라가나&lt;/a&gt; | &lt;a href=&quot;#&quot;&gt;가타카나&lt;/a&gt; | &lt;a href=&quot;#&quot;&gt;일본어한자&lt;/a&gt;&lt;/span&gt; &lt;em&gt;&lt;a id=&quot;btnCloseKbd&quot; href=&quot;###&quot;&gt;닫기&lt;img alt=&quot;&amp;#x00b2eb;&amp;#x00ae30;&quot; src=&quot;http://l.yimg.com/ne/dic3/2008/07/b_x2.gif&quot;&gt;&lt;/a&gt;&lt;/em&gt;&lt;/h3&gt;&lt;!-- 히라가나 --&gt;&lt;div id=&quot;ImeTab1&quot;&gt;&lt;table&gt;&lt;tbody&gt;&lt;tr&gt;아 카 가 사 자 타 다 촉음 나 하 바 빠 마 야 라 와 &lt;/tr&gt;&lt;tr&gt;ㅏ &lt;td&gt;&lt;a href=&quot;#&quot;&gt;あ&lt;/a&gt;&lt;/td&gt;&lt;td class=&quot;r&quot;&gt;&lt;a href=&quot;#&quot;&gt;ぁ&lt;/a&gt;&lt;/td&gt;&lt;td&gt;&lt;a href=&quot;#&quot;&gt;か&lt;/a&gt;&lt;/td&gt;&lt;td class=&quot;r&quot;&gt;&lt;a href=&quot;#&quot;&gt;が&lt;/a&gt;&lt;/td&gt;&lt;td&gt;&lt;a href=&quot;#&quot;&gt;さ&lt;/a&gt;&lt;/td&gt;&lt;td class=&quot;r&quot;&gt;&lt;a href=&quot;#&quot;&gt;ざ&lt;/a&gt;&lt;/td&gt;&lt;td&gt;&lt;a href=&quot;#&quot;&gt;た&lt;/a&gt;&lt;/td&gt;&lt;td&gt;&lt;a href=&quot;#&quot;&gt;だ&lt;/a&gt;&lt;/td&gt;&lt;td class=&quot;r&quot;&gt;&lt;/td&gt;&lt;td class=&quot;r&quot;&gt;&lt;a href=&quot;#&quot;&gt;な&lt;/a&gt;&lt;/td&gt;&lt;td&gt;&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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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소화단원정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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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CDATA[비타민부족에따른증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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